
조니뎁, 키아누 리브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그리고 호아킨 피닉스. 이 모든 인물들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헐리우드 최고의 스타가 있었습니다. 한때 '제임스 딘' 의 전설을 이어갈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던 최고의 청춘 스타. 하지만 그 별명 처럼 짧은 생을 살다 우리 곁을 떠난 배우가 있으니, 그의 이름은 바로 '리버 피닉스(River Phoenix' 였습니다.
1970년 생의 리버 피닉스는 '히피' 였던 부모님 밑에서 태어나 자유 분방한 유년 시절을 보냅니다. 그리고 그에게는 많은 동생들이 있었는데요. 그중 한명이 최근 '조커(Joker)'로 다시금 연기의 신으로 각광 받고 있는 '호아킨 피닉스' 였습니다.(어린 시절 호아킨의 이름은 '리프(Leaf)' 였습니다)
이 두 형제는 우연한 기회로 아역 부터 연기 생활을 시작하게 되는데요. 선이 날카롭고 전형적인 꽃미남 스타일의 형 리버에 비해 순수하고 다소 평범했던? 호아킨 피닉스는 형 만큼 주목을 끌지 못했습니다. 물론 성장한 호아킨 피닉스 역시 형 못지 않은 훈훈한 미남이 되었지만, 그래도 리버의 비쥬얼은 예나 지금이나 눈이 부실 지경 이었죠.
동물 애호가로서 철저한 채식주의를 했던 리버 피닉스(호아킨도 마찬가지)는 동물권리보호와 환경 보호를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해 왔던 것으로도 유명했고, 연기에 대한 열정 만큼이나 음악을 사랑하여 밴드 활동도 했을 정도로 다재다능한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90년대 부터 복용하기 시작한 다양한 약물들은 그를 죽음으로 까지 이끌었고, 1993년 그의 절친 중 하나 였던 조니뎁이 운영하는 클럽에서 이상 반응을 일으키며, 갑작스럽게 사망하게 됩니다. 평소 복용하던 약물로 인해 몸에 이상 반응이 일어 났는데 누군가가 건네준 약을 먹고 상태가 악화되어 긴급한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당시 911에 신고를 했던 이가 바로 동생 '호아킨' 이었습니다.
한창 초 절정 스타로 각광 받고 있던 리버 피닉스의 죽음으로 인해 동생 호아킨은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받게 됩니다. 911 에 신고 당시 호아킨의 목소리가 녹음된 파일이 방송에 나오고, 리버의 장례식장에서 무례한 행동을 보인 많은 기자들을 비롯하여 사랑하는 형의 죽음을 그저 하나의 '가십' 거리로 만들어 버리는 미디어에 염증을 느끼며 헐리우드를 떠나기도 한 호아킨 피닉스.
그 이후 공백기간을 거쳐 돌아온 호아킨은 그간 겪었던 많은 일들을 계기로 몇 단계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연기에 열정을 쏟게 됩니다. 물론 한동안 그에게 따라 다녔던 꼬리표는 '리버 피닉스의 동생' 이라는 수식어 였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작품 활동을 하는 중에 보여준 그의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 받으며 점차 리버의 동생이 아닌 '호아킨' 그 자체로서 세상의 인정을 받기 시작했고, 특히 이번 그의 영화 '조커'는 영화계에 완벽하게 호아킨이라는 전설을 쓰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라고 많은 이들은 평가 하고 있습니다.
한때 그저 자신의 동생으로 불리웠던 호아킨이 이제 헐리우드 최고의 연기파 배우로 거듭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리버 피닉스. 앞으로 호아킨 피닉스라는 이름이 세상에 남겨지는 만큼 리버 라는 이름은 '호아킨의 형'의 이름으로서 우리에게 기억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호아킨 피닉스라는 전설적 배우가 있기 전에, (호아킨의 연기 인생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을)우리는 리버 피닉스라는 또 다른 전설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준비 해 봤습니다. 리버 피닉스를 대표 할 수 있는 영화 3편! 물론 가능 하다면 그의 더 많은 작품들을 감상 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겠지만, 리버의 유년 시절부터 청년기, 성인 시기의 매력을 모두 느껴 볼 수 있을, 그리고 그가 단순히 미남 배우 이상의 영향력있는 '전설' 로 남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깨닫게 해 줄 작품들만 모아 봤습니다.
#1.
스텐 바이 미
(Stand By Me, 1986)
리버 피닉스의 데뷔작은 아닙니다. 하지만 스텐 바이 미(Stand By Me)를 통해 리버가 본격적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분명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시 만 15세 정도 나이로 영화에 출연한 리버는 이 영화에서 소위 '골목대장' 역할을 맡으며 빛나는 외모 만큼이나 연기력을 인정 받게 됩니다.
영화는 아이들의 모험담을 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흘리게 청소년들이 주인공인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은 영화이기도 하며, 아이들 치고는 굉장히 진지한? 대사들이 많아서, 확실히 어른이 되었을때, 세상을 조금 더 깨닫게 되었을때 영화를 통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많은, 그런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리버 피닉스의 어린 시절 외모를 비롯하여, 어떻게 그의 전설이 시작되었는지 짚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영화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2.
허공에의 질주
Running On Empty, 1988
리버 피닉스는 당시 유명한 감독이었던 '시드니 루멧' 의 '허공에의 질주' 라는 영화에 출연하여, 어쩌면 가장 '그' 다운 연기를 펼쳐보이며, 각 종 영화 시상식에 입상하게 되고,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도 오르게 됩니다. 이 영화에서 리버 피닉스는 FBI 에 쫒기며 떠돌이 생활을 하는 가정에 태어난, 음악적 소질을 가진 소년의 역할을 맡게 되는데, 어찌보면 '히피' 였던 부모님과 함께 떠돌며 살아가던 유년시절의 그의 모습과 일맥 상통하여 더더욱 실감나는 연기를 보여주게 됩니다.
영화에서 리버 피닉스는 가족들과 함께 6개월 마다 머리색이며 눈동자 색을 바꿔가며 FBI 의 눈을 피해 다른 삶을 살아 가게 됩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피아노에 놀라운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여느 청춘들 처럼 사랑에 빠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FBI 에 쫒기는 신분으로 살아가는 그는 힘든 나날을 보내고, 비록 쫒기며 살아가는 상황에서도 아들의 장례를 걱정하는 부모들.. 영화는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보게 되더라도 전혀 유치함 없이, 오히려 폭풍 감동 하면서 볼 수 있는 명작 중 하나 입니다.
#3.
아이다호
(My Own Private Idaho, 1991)
영화 아이다호를 통해 리버 피닉스는 베니스 영화제를 비롯하여 각종 영화제 시상식에서 '남우 주연상' 을 획득하며 당대 최고의 명성을 얻게 됩니다.
실제로도 절친이었던 키아누 리브스와는 몇몇 작품을 통해 함께 연기를 했지만, 아이다호에서 더욱 긴밀한 호흡을 맞추게 됩니다. 이 영화에서 리버 피닉스는 굉장히 섬세한 표현력으로 절정의 연기를 보여주었고, 덕분에 비쥬얼 + 연기 두마리 토끼를 확실하게 거머쥐게 됩니다.
23살의 나이에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기 이전 까지, 헐리우드 최고의 미남 + 연기파 배우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한 것은 리버 피닉스 였습니다. 그의 뒤를 이어 74년생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조금 더 청순한 미남 + 연기파 배우로서 등장했지만, 만약 리버 피닉스가 생존해 있었다면 디카프리오의 많은 작품들이 리버 피닉스와 함께 양분 되었을 가능성도 많았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인데요. (실제 몇몇 디카프리오의 작품들은 리버 피닉스를 염두해 두고 감독이 계획한 것들이 있었다고 함)
이제 우리는 리버 피닉스의 새로운, 그리고 세월이 흐른 그의 모습을 볼수 없습니다. 그저 그의 동생 호아킨 피닉스가 좋은 모습을 보여 주었을 경우, '리버 피닉스의 동생이다.' 라는 이야기와 함께 추억 할 수 있었는데요. 결국 세월이 흘러 동생 호아킨이 영화배우로서 오랫동안 사랑 받고, 뛰어난 연기력으로 역대급 필모를 작성하고 있기에, 앞으로도 오랫동안 '호아킨의 형' 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그를 또 추억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결국 리버는 그의 성(비록 개명한 성 이지만) 피닉스(불사조, 동양의 봉황 / 주작)처럼 비록 세상을 떠났어도 그의 뛰어난 작품들, 그리고 동생의 이름과 함께 영원히 강물 처럼 흐르고 있는듯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