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스크톱 PC나 노트북(랩톱) 구입시 MS 윈도우가 설치되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일반 사용자에게 아주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다. 이와 함께 CPU는 '인텔(intel)'이어야 한다. 물론, AMD 제품이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컴퓨터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지 않다면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인텔' 제품을 구입할 것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CPU를 인텔(intel)로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CPU 시장에 있어서 인텔이 차지하고 있는 MS(마켓쉐어)가 80% 내외로 강력하기 때문이다. 최근 AMD 사용 비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여전히 인텔과는 직접적인 비교가 어려울 만큼 인텔은 '압도적 1위'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인텔의 이런 위상을 완성시켜준 마케팅 프로그램이 있었으니 바로 '인텔 인사이드(Intel Inside)'다. 컴퓨터 내부 깊숙한 곳에 위치하고 있는 CPU는 실제 사용자에게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PC시장에서 인텔의 어느 CPU를 썼느냐를 보고 많은 대중들이 PC의 성능 척도를 가늠하게 한다.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CPU = 인텔'이라고 생각할 정도이며, CPU의 성능은 곧 주파수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인텔 인사이드(Intel Inside)라는 마케팅 전략은 앤디 그로보 사장의 TA(Technical Assistant)였던 데니스 카터(Dennis Carter)가 1990년에 내놓았다. PC 제조사에게 금전적인 혜택을 주면서 인텔과 공동 광고를 해 일반 소비자에게 인텔의 브랜드 네임을 알리고자 함이다. 처음 3년간 약 5억 달러를 투자할 만큼 인텔에게는 매우 중요한 마케팅 전략이었다.
인텔 인사이드 마케팅 전략으로 인해 일반 소비자들은 인텔의 다양한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출시할 때 마다 복잡하고 어려운 제품 이름을 쉽게 기억하게 되었다. 286, 386, 486은 물론이고 이후 출시된 펜티엄 상품도 쉽게 구분해 CPU의 차이점을 스스로 인식하게 되었다. 그 뿐 아니라 주파수를 표시해 일반 사용자도 같은 상품(CPU)이라도 주파수에 따라서 성능이 다름을 인식하게 만들었다.
예를 들어 3.1GHz Dual Core Intel Core i5와 3.3GHz Dual Core Intel Core i5 두 CPU를 놓고 3.1GHz보다 3.3GHz가 더 높은 성능의 PC를 완성시킨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 것이다. 같은 공정으로 만들어진 상품(CPU)임에도 일반 소비자가 주파수에 따라서 성능이 다름을 인식하게 만든 것은 굉장히 크고 중요한 마케팅 전략의 성공 모습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설계와 같은 공정(생산 과정)을 거친 상품이라면 PC 성능 전체를 볼 때 커다란 차이가 없으며, 오히려 D램 메모리 크기나 저장장치(SSD) 성능에 따라서 시스템의 속도나 성능이 더욱 크게 좌우된다는 것이다.
다양한 PC 제조업체는 인텔 인사이드(Intel Inside)라는 스티커를 PC 외부에 붙이고, 관련 제품 광고에도 인텔 인사이드 로고를 넣는다. 이유는 인텔과의 계약에 따라서 인텔이 PC 회사의 제품 광고 비용을 일부 지원(부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플 컴퓨터는 조금 다르다.
인텔 CPU를 사용하고 있지만, 인텔 인사이드 스티커를 제품에 부착하지 않고, 인텔 인사이드 로고를 애플 제품 광고에 등장시키지 않는다. 애플 제품에서 인텔은 단순히 스펙시트(Spec Sheet)에서만 등장할 뿐! 그 이상의 가시적인 의미는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애플은 인텔의 마케팅 지원을 받지 않고 있다.
인텔 인사이드 스티커가 없고, 인텔 인사이드 로고가 광고에 등장하지 않는 것은 다른 PC 제조사와 다른 애플의 고집스러움 때문일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