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굳이 말하지 않아도 내가 원하는 것을 알아서 은근히 챙겨주는 사람,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레죠? 최근 테크놀로지 발전의 흐름도 이와 비슷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를 캄테크(Calm-Tech)라고도 부르는데요. IT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일상 속의 작은 곳까지 유저를 배려하는 기술을 총체적으로 일컫는 캄테크, 자동차 업계에서는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현대자동차의 주요 테크놀로지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캄테크의 시작, 운전자의 숨은 욕구를 읽다
인류 역사상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풍요를 누리고 있는 현 시대이지만, 각 분야의 전문성이 고도화되면서 수많은 테크놀로지 중 어떤 테크놀로지가 나에게 필요한지 정확하게 알기란 꽤 어렵습니다. 그러나 언어로 정확히 표현되지는 않더라도 소비자들의 요구는 일련의 사회 현상을 통해 큰 흐름으로 나타나곤 하는데요. 이러한 맥락에서 대부분의 산업 분야에서 개발이나 생산 단계 이전에 시장조사의 영역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무언의 욕구를 읽어내는데 더욱 힘쓰기 시작한 것이죠.
자동차 산업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러한 욕구를 읽는 작업이 그 어느 산업보다 더욱 정밀하게 진행되죠. 개발 단계에서부터 엔지니어링과 디자인, 마케팅 전 분야가 유기적으로 협조하며 자동차 소비자의 숨은 니즈를 찾아내는데 주력합니다. 즉 사용자 경험(UX, User Experience) 측면에서의 연구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조사와 연구는 통상 4~5년 뒤의 자동차 트렌드를 결정하게 됩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자동차 제조사들은 새로운 자동차를 발표할 때마다 이전에 없던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적용합니다. 주행성능, 안전, 편의 등 모든 부분에서 이전 차종은 물론 경쟁사 차종 대비 소비자를 사로잡을 만한 차별화된 우수성을 구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흐름에 있어 약간의 변화가 있습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짠! 이거 신기술이야!’ 하는 식으로 ‘새롭다’는 측면을 강조했다면 2010년대에는 일상 속 조용하고 은근한 배려를 통해 자연스럽게 신기술을 어필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죠. 해당 기술에 대해 운전자가 굳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각 기능들이 알아서 협응함으로써 일상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지켜주는 것, 그것이 자동차에 적용된 캄테크입니다.
신형 싼타페에 적용된 캄테크 테크놀로지
특히 최근 많은 이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차종인 SUV는 각 자동차 제조사마다 신기술을 앞다퉈 먼저 적용하고 있는데요. 국내 대표 중형 SUV라고 할 수 있는 현대자동차의 4세대 신형 싼타페가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지난 21일 개최된 공식 출시 행사에서 ‘인간 중심 신개념 중형 SUV’를 표방하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 싼타페에는 각종 첨단 기술이 최초로 적용되어 있습니다.
특히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전방 충돌 경고,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차로 이탈 경고, 운전자 주의 경고(DAW), 하이빔 보조(HBA) 등을 아우르는 ‘지능형 주행 안전 기술(ADAS)’은 국산차 최초로 전 등급에 기본적으로 적용되어 있는데요. 이 외에 음성으로 음악 정보를 찾아주는 사운드하운드, 서버형 음성인식, 애플 카 플레이 등 다양한 편의 사양들도 기본적으로 장착되어 있습니다.
여기에서 지능형 주행 안전 기술(ADAS)의 경우 캄테크의 적용 사례로도 볼 수 있는데요. 잘 살펴보면 여기에 포함되는 전방충돌방지보조 및 경고, 내비게이션, 차선 정보 등과 연동하는 HDA 등은 운전자가 직접 제어하지 않아도 알아서 작동하는 기능입니다. 바로 이러한 점이 캄테크를 실생활에서 먼저 경험 가능한, 자율주행차 시대의 핵심 트렌드로 만드는 것이지요.
이러한 다양한 첨단 기술들 중에서도 돋보이는 또 다른 부분은 운전자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소중한 가족을 세심히 배려하는 테크놀로지입니다.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후석 승객 알림 시스템(ROA), 안전 하차 보조 시스템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해마다 여름이면 뉴스를 통해 실수로 차 안에 남겨진 아이가 고온으로 인해 위험에 처하거나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들이 보도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후석 승객 알림 시스템은 초음파 센서와 2열 도어의 개폐 여부로 승객의 유무를 판단합니다. 운전자가 시동을 끌 경우 우선 계기판의 메시지를 통해 후석을 확인하도록 유도하는데요. 운전자가 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차에서 내리면 경보음과 함께 비상등이 점멸해 후석에 동승자가 있음을 다시 한 번 알립니다.
스마트센스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는 안전 하차 보조 시스템은 가족과 함께하는 장거리 운전 시 졸음 쉼터에서 매우 유용한 기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용무가 급한 아이들이 후방을 채 살피지 않고 2열 왼쪽(차량 통행로) 측의 도어를 열려고 할 때, 갑작스럽게 차량이 접근해 가슴을 쓸어내린 경험 한번씩 있으실텐데요.
안전하차 보조 시스템은 후측방에서 접근하는 차량이 있을 때 경고 메시지와 함께 문을 잠김 상태로 유지합니다. 크렐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할 경우 클러스터 경고 메시지와 경고음 외에도 열린 방향의 도어에서 경고음을 발생시켜 운전자 및 동승자의 주의를 환기시킵니다.
이 모든 기능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별도의 운전자 조작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캄테크(Calm-Tech)란 이름처럼 조용히, 알아서 운전자의 일상을 배려합니다. 이러한 기능들이 가능한 것은 IT에 기반을 둔 각 부분의 협조 제어 기능이 향상된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캄테크의 정의와 더불어 실제 자동차에 적용된 캄테크 사례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통상 자동차 연구개발은 4~5년을 앞서 이루어진다고 하는데요. 이미 현대자동차 연구원들이 만나고 있을, 한 단계 더 진화한 캄테크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그 이전에 우선 신형 싼타페의 세심한 배려에 한 번 빠져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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