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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그림책] 늘백 2. Something from No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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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3. 14:371,337 읽음

Something from Nothing
by Phoebe Gilman.

#슬로우미러클 카페에서 진행하고 있는 #느리게100권읽기 책 리스트에 속하는 이 책은 "느리게" 읽으면 한 번만 읽을 수는 없습니다. 느리게 읽다보면 궁금하게 생겨서 다시 앞장으로 가서 찾아보게 되고, 조금은 다른 문화 속에서 살고 있는 요셉네 집, 요셉네 집이 있는 동네도 구경하게 됩니다.

이야기가 멋있어서 지금도 가끔 꺼내보는 Something from Nothing. #엄마표영어 를 하시면서 #영어그림책 #추천도서 가 궁금하시다면 오늘은 LAMOM과 함께 #Something from Nothing을 #느리게읽기 와 #다르게읽기를 해보아요~!

우리가 사랑하는 책
느리게 다르게 읽기

이 책이 재미있는 이유는 작가가 독자에게 글로도 이야기를 해주지만, 그림으로도 이야기를 해주고 있어서인 것 같습니다. 책 아래 쪽에 나오는 생쥐 가족 이야기는 만약에 오디오 북으로 듣는다면 전혀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이야기 입니다. 그림책으로 읽는 독자만이 볼 수 있는 생쥐 가족 이야기인 셈이지요.

이야기의 중심 축을 이루는 할아버지와 요셉의 이야기는 단연 감동적입니다. 손자를 위해서 할아버지가 해 줄 수 있는 것, 도저히 해결되지 않을 것 같은 문제를 가지고 왔을 때, 할아버지는 쓱삭~ 지혜롭게 해결해 주십니다. 정말 아름답고 감동적인 이야기이지요. 저 역시도 Grandpa can fix it이나 There's just enough라는 문장을 읽으면서 할아버지의 손자 사랑에 반해버렸습니다.

그.런.데!
며느리 시선으로 읽어보기

그.런.데!
요셉 엄마의 시선으로 이 책을 읽으면 와~ 이야기가 또 달라져요. 물론 엄마의 대사가 글로 나와 있긴 하지만 행동이나 표정 등은 작가가 그림에 담뿍 담아놓았습니다. 엄마한테 감정이입이 하고 읽으니 할아버지와 손자의 감동스토리가 어느새 답답한 시아버님과 애타는 며느리 스토리 정도로 읽히는 겁니다.

셉의 엄마가 첫 아들을 낳았습니다. 온 가족의 축복 속에 시아버님께서 손수 아이의 이불도 만들어 주셨어요. 아이가 자랍니다. 이불도 더러워져 갑니다. 구질구질하고 낡고 보기에도 흉한데 맨날 질질 끌고 다녀요.

이제 버릴 때가 됐다고 하니 걸을 수 있게 된 아들이 갑자기 담요를 낚아채며 아래층 할아버지한테 달려갑니다. 할아버지가 고쳐줄 수 있다면서요. 냉큼 뛰어 내려가버린 아들을 엄마는 2층 난간에서 황당하게 쳐다봅니다.

그런데 시아버지는 그 딱 버렸으면 좋겠는 담요를 싹뚝싹뚝 잘라서 바늘로 꼬매주시네요. 뭔가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재료가 충분하다면서요. 짜잔~ 구질구질 낡은 담요가 여전히 구질구질 낡은 코트로 변신했습니다. 그리고는 할아버지와 손자는 나란히 손 잡고 나들이를 갔습니다.

무릎까지 오던 코트가 점점 짧아져서 이제는 배꼽까지 올라왔습니다. 작아지고 쪼그라들었습니다. 할아버지도 이제 오래됐으니 버리자하시면 좋으련만, 이번에는 조끼를 만들어 줍니다. 요셉은 좋다고 학교에 뛰어가서 자랑하고 매일매일 친구들하고 놀때도 그 조끼만 입습니다. 풀이 묻고 페인트가 묻고 이젠 정말 도저히 봐줄 수가 없을 지경입니다.

안그래도 둘째까지 태어나 힘든데 제발 버리자니까 길 한복판에서 절대절대 안된다며 소리를 칩니다. 시아버지께서는 계속 뭔가를 만들어주십니다. 둘째를 남편에게 맡기고 시어머니를 만나봐도 소용이 없어요. 너희 아버지 잘 알지 않니.. 라며 어머니도 답답했던 이야기를 쏟아놓으시네요. 맞은 편에 있는 요셉 엄마도 목이 타서 물만 벌컥벌컥 마셨습니다.....

이런 내용의 요셉 엄마 속풀이가 들리는 건 저만의 감정이입일까요? 엄마가 It is time to throw it out 이라고 말하는 장면마다 엄마의 표정이 정말 리얼해요. 요셉이 할아버지에게 뛰어가기 전 엄마 표정, 그리고 그 다음장에서 요셉이 할아버지와 있을 때 엄마가 어디에 있는 지 찾아보며, 엄마 입장에서의 이야기를 상상하며 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었어요. 그래도 다행인게 시어머니도 남편도 할아버지와 요셉이 뭔가를 만들고 있을 때, 그 순간들마다 함께 있어주며 위로해주시더라고요.

작가님,
나쁜 엄마 만들지 마세요~

제가 웃자고 쓰긴 했는데요, 이 책을 읽으면서 엄마로서의 자신의 모습을 반성했다는 분들도 있으셔서 다른 시각으로도 읽어보자는 제안해 봤습니다. 저 정도 상황이면 엄마도 당연히 답답하고 화날 수 있지 않나요. 물론 화를 어떻게 표현하는지는 또 다른 문제이긴 하지만 엄마의 말을 읽어보면 저렇게 낡고 꼬질꼬질한 담요면 정말 버리자는 말 당연히 나올 것 같아요. 엄마 억울해서 안되겠습니다. 엄마 버전의 Something from nothing 만들어야 겠어요. ^^

그리고 사실 저는 요셉이 마지막에 wonderful story를 쓸 수 있었던 것은 엄마의 공도 많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요셉의 낡아가는 담요, 줄어드는 코트, 지저분해지는 조끼 등등을 표현하는 엄마의 표현력을 한 번 보세요. 정말 탁월하지 않습니까.

요셉 엄마를 만나기 전까지는 낡은 것을 표현하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지 몰랐어요. 쪼그라들고 지저분해진 천 쪼가리를 표현하는 방법을 이렇게 많이 알고 있는 엄마인데 다른 것들을 어떻겠어요. 요셉의 언어능력은 엄마에게서 왔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요셉은 아마도 좋은 작가가 되었을거에요.

맨 처음에 읽었을 땐 엄마를 안 좋게 그린 것 같아서 작가님께 좀 서운했어요. 그래서 그림을 보면서 엄마 입장에서 읽어보려고 노력하다보니 생각이 여기까지 오게되었네요. 그런데 이게 바로 그림책에 매력인거 같아요.

그림에서 찾아보는
또 다른 이야기들

이 밖에도 요셉의 할머니나 요셉의 친구들도 눈여겨 보시면 그림 보는 재미가 좋아요. 요셉 할머니가 뜨게질을 하고 있는데 그건 어떻게 됐는지, 요셉 친구 중에 빨간 모자 쓴 친구는 배우가 되어도 좋을 것 같아요. 표정 연기가 탁월하거든요. 요셉의 할아버지에게 새 옷을 맞춘 아저씨는 무슨 색 옷을 맞췄을까요. 등장인물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옷을 입고 있는데 딱 한번 옷을 갈아입은 모습이 나와요. 그때는 언제일까요.

유대인 전통이나 문화를 알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좀 더 많을 것 같아서 아쉽기는 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공부하며, 찾아가며, 조금 더 깊게 읽어봐야 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궁금한 건 생쥐 가족들 이야기에요. 여기가 7남매 잖아요. 그런데 중간쯤에 8명이 되어요. 19페이지 부터요. 처음엔 그 앞에서 친구네 가족이 나오길래 친구가 놀러왔나 했는데 23페이지 보면 8명 모두 파란 옷을 입고 있거든요. 그런데 마지막에는 또 7형제이고... 생쥐네 스토리가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어요. 혹시 아시는 분 계시나요?

참 생쥐가족은 처음에 정말 귀여운 것 같습니다. 첫 장면에서 부부가 밖에서 안쪽을 바라보는데 할아버지집에서 천조각이 떨어지는 것이 보이잖아요. 두 생쥐는 어떤 대화를 주고 받았을까요. 여러가지 상상을 해봤는데 "여보, 우리가 좋은 집을 찾은 거 같애. 아이들 많이 낳고 행복하게 살자~ 집 주인이 인심이 좋은가봐"...

그리고 생쥐 엄마 보시면 처음엔 천이 부족해서인지 아이들부터 옷을 해입히더라고요. 두건만 하고 있다가 자기 옷도 해입는 모습, 뭔가 동서양, 인간과 동물을 막론하고 엄마 마음은 같은 마음인 것 같습니다.
참, 생쥐들 학교 갔을때도 둘은 교실 안들어가고 밖에서 노는 모습도 딱 걸렸어요.

여러분들이 이 책에서 찾은 나만의 이야기, 나만의 장면은 무엇이신가요?


2020년은 영어 그리책을 읽으면서 아주 의미있게 보냈습니다. #슬로우미러클 카페에서 #느리게100권읽기 프로젝트에 1기로 참가했습니다. 느리게 100권 읽기는 #영어책읽기의힘 의 저자이긴 #고광윤 연세대 영문과 교수님께서 시작하신 부모들을 위한 영어책 읽기 운동 입니다.

100권 후기를 차곡차곡 포스트에서 올릴 계획이었는데, 인생 마음 먹은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래도 약 30권 정도는 후기를 열심히 썼기 때문에 포스트에 시간되는 대로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주부터 2021년도 프로그램이 새로 시작했답니다. 혹시 관심 있으신 분들은 네이버에 있는 슬로우 미러클 카페에 가입하셔서 다음 학기 시작을 기다리시면 됩니다.

https://cafe.naver.com/slowmira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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