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여행자의동네서점 시즌2

연희·연남지도 4 | 아트북과 고양이가 있는 책방 <유어마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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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서점

공식

2017.10.04. 21:009,265 읽음

다시 떠나볼까, 〈여행자의 동네서점〉으로 지난 해 9월 초판 발간 후 1년이 지났습니다. 1개의 새 코스를 추가하고, 6곳의 새 스팟 이야기 연재를 시작합니다. 지금, 도시 속 동네서점으로 착한 여행을 떠나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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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동네서점

저자 구선아

출판 퍼니플랜

발매 2017.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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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찻길 동네의 변화, 연희·연남동의 동네서점
홍대입구역에서 동교동 방면으로 향하는 곳이 제2의 홍대라고 불리는 연남동이다. 북적대고 화려한 홍대와 달리 연남동은 주택가로 골목길의 정취가 남아 있는 동네다. 골목길 곳곳에 옛것과 새것이 함께 느껴지는 개성 넘치는 상점이 많다. 중국 화교들이 많이 살고 있어 리틀 차이나타운이라고도 불렸던 연남동은 향미, 하하 등 열댓 개의 중국집이 맛집으로 떠오르며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연남동에서 연희동으로 이어지는 길은 대로변부터 다니기조차 힘든 좁은 골목길로 이어진다. 규모는 작지만 그들만의 감성이 묻어나는 소규모 카페, 책방, 식당, 작가의 작업실 등이 현재의 독특한 동네 분위기를 이루고 있다.

요즘 부쩍 젊은이들이 많아진 연남동과 연희동이 두 번째 여행지다.
 헬로인디북스   사슴책방 →  책바   유어마인드   책방연희

유어마인드 Your Mind

연희동에서 만나는 유어마인드
독립서점 1세대 <유어마인드>가 창천동에서 연희동으로 이전했다. 7년간 머물렀던 창천동을 떠나 연희동 골목 안에 새로운 시간을 틀었다. 임태병 건축가는 일반 상업시설보다 창작자가 운영하는 독립공간이 모인 장소를 꿈꿔왔다. <유어마인드>가 이전하면서, 총 여섯 개 독립공간이 이곳에 자리 잡았다.

대문을 열고 마당을 지나 철재 계단을 올라 2층 첫 집이 <유어마인드>다. 문을 열면 고양이 문이 한 겹 더 있고, 입구에 들어서면 왼쪽은 <유어마인드>에서 함께 운영하는 가방 브랜드 ‘원 모어 백 One More Bag’이, 오른쪽으로 <유어마인드>가 있다.

<유어마인드>의 짝꿍, '원 모어 백' © 구선아

‘원 모어 백’부터 둘러보아도, <유어마인드>부터 살펴보아도 상관없다. ‘원 모어 백’부터 문 사이로 보이는 책방 서가까지 나무로 꼼꼼히 짜여 있어 같은 듯 다른 공간처럼, 다른 듯 같은 공간처럼 보였다.

‘원 모어 백’은 좋은 재료를 사용해 생산한 천 가방과 제품을 소개한다. 벽면에 자연스레 진열된 가방은 그 재료와 크기, 디자인이 제각기 달랐다. 하나하나 같은 생김이 없었다. 촘촘히 가방을 진열해 둔 모습이 마치 서가에 꽂힌 책 모습과 비슷했다. 한 권 두 권 책을 빼 내 보듯 하나 두 개 가방을 살며시 들어 보아야 한다.

<유어마인드>의 책 테이블 © 구선아
창가 진열대를 차지한 모로로와 표표 © 구선아

독립출판물, 아트북, 그리고 고양이가 있는 책방
<유어마인드>는 결이 짙게 보이는 나무로 서가와 수납장, 진열대와 테이블을 짜임새 있게 구성했다. 책 종류와 크기, 제작자에 따라 구분해 보기 좋게 좁고 높은 칸을 가진 책장이 마음을 끌었다. 국내 소형 출판사, 아티스트에 의해 제작된 독립출판물과 아트북을 주로 다루는 <유어마인드>이기에 더욱 잘 어울리는 책장이었다. 서가 사이 창문엔 흔들리는 나무가 그림처럼 걸렸고, 입구 정면 책장 꼭대기에는 집 모양 상징이 보였다. 창천동 시절, 높은 서가와 닮은 모습이다.

책 테이블 위엔 주인장이 고른 독립출판물이 진열되어 있고, 창 앞 진열대에는 작은 독립출판물과 굿즈, 무가지가 놓였다. 진열대 위엔 고양이 두 마리가 자신도 책인 것 마냥 떡하니 앉았다. 게으르게 앉아 나의 움직임을 계속 관찰한다. 나의 움직임에 고개만 반응하던 고양이 두 마리는 주인장이 움직이자 그제야 기지개를 켜고 일어섰다.

 창천동에 있을 때부터 고양이 있는 서점으로도 유명했다. 그 당시엔 고양이를 키우는 상점을 찾아보기 힘들 때였다. 그리고 지금 연희동엔 고양이 세 마리가 함께 산다. 배가 하얗고 등과 꼬리가 까만 고양이 ‘모로로’, 우아한 흰색 빛을 가진 고양이 ‘쿠리쿠리’ 그리고, 구조자의 성을 따서 이름을 붙인 ‘표표’. 햇빛이 좋은 날 찾는다면, 창가에 앉은 고양이가 먼저 인사를 건넬지도 모른다.

새롭게 연희동에 문을 연 <유어마인드> © 구선아

출판하는 책방, 마켓하는 책방
<유어마인드>는 서점뿐 아니라 일러스트레이션, 만화, 요리, 사진 분야 서적을 자체 기획하고, 제작하는 출판사이기도 하다.

“유어마인드 이름으로 출간한 출판물은 약 20종이에요. 요즘도 새로운 출판물을 준비하고 있어요.”
두 달에 한 권 발행을 기준으로 삼고, 작가와 작품에 어울리는 출간물 형태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출간한 책 중 독립출판계에서 꽤 유명한 책도 많다. 나는 특히 국내외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린 요리법을 엮은 「요리 그림책」을 좋아한다.

또한, <유어마인드>는 국내 독립출판물 마켓의 시작인 ‘언리미티드 에디션 UNLIMITED EDITION’도 운영한다. 독립출판물 마켓을 수면 위로 끌어내 독립출판물 마켓 문화를 만든 서점이기도 하다. 언리미티드 에디션은 2009년 1회를 시작으로 매년 진행되는 독립출판물 중심의 아트북 페어다. 

국내 독립출판물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은 물론 작가와 제작자, 독자가 함께 즐기는 독립출판 마켓으로 해가 거듭될수록 인기다. 올해에는 어떤 새로운 출판물을 발견할 수 있을지. 벌써 기대된다.

출판하는 책방이자 마켓하는 책방 <유어마인드>의 새로운 연희동 생활을 응원해본다.

작가 구선아 | 출판 퍼니플랜 

유어마인드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희로11라길 10-6 2층 우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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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동네서점

저자 구선아

출판 퍼니플랜

발매 2017.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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