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일상 속 부동산

이 집은 무서운 과거를 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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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1. 16:53111 읽음

'집'은 우리에게 가장 편안한 안식처입니다. 우리가 가장 안정감과 안락함을 느끼는 공간이죠. 그런데 아주 가끔 그런 느낌 들 때가 있지 않으신가요? 예를 들면, 집에 분명 혼자 있는데 왠지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는 것만 같은 그런 느낌말이에요.

사고물건(事故物件)

일본에서는 과거 사망 사고 등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던 주택을 사고물건이라고 부릅니다. 또는 '심리적 하자'가 있다고 에둘러 표현하기도 하죠.

이성적으로 본다면 순전히 전에 누군가 사망했다는 사실이 다음 입주자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꺼림칙한 일이 있었던 장소라는 이유만으로도 사람들은 정서적인 불안감을 느끼기 마련인데요.

때문에 일본의 부동산 관련 법률에 따르면 주택을 사고팔 때는 해당 주택에서 있었던 사건사고 내용을 반드시 다음 입주자에게 고지해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이러한 법의 영향인지 일본에는 주택의 사건사고 내역을 대략적으로 참고할 수 있는 사이트도 존재합니다. 

오시마랜드

해당 사이트는 운영진들이 뉴스를 비롯해 부동산 종사자 및 일반인들의 제보를 통해 사고물건의 정보를 기입하고 있습니다.

오시마랜드(https://www.oshimaland.co.jp/)

지도를 확대해 불 모양의 표시를 클릭하면 해당 물건에 있었던 사건사고를 확인해 볼 수가 있는데요. 이러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가 있다는 것이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일본에서 집을 구한다거나, 일본 여행 시 숙박시설을 찾을 때 이 사이트를 참고할 수 있겠죠.

흉가도 없어서 못 산다

그러나 최근에는 범세계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며 다른 무엇보다도 집값 상승률이 가장 무서운 듯합니다.

('지옥에서 온 집'이라 불리는 미국 주택 매물의 내부 모습, © CNN캡쳐)

지난달 15일 미국 콜로라도주에서는 수년간 방치된 흉가가 57만 3,493달러, 한국 돈으로 약 6억 5천만 원에 매물로 나왔습니다.

이 집은 2019년까지는 세입자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집세를 내지 못해 쫓겨나게 되자, 분풀이로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던 것이죠. 이후 집주인은 주택담보대출을 갚지 못해 작년 2월 집이 압류될 위기에 처했고 결국 중개업체에 의뢰해 이 지역의 흉물이 된 주택을 그대로 내놓게 됐습니다.

('지옥에서 온 집'이라 불리는 미국 주택 매물의 내부 모습, © CNN캡쳐)

그러자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이 매물이 좋은 투자 대상이라는 입소문이 퍼지기라도 한 걸까요? 부동산 매매 사이트에서 해당 물건의 조회 수가 무려 75만 회를 기록한 것인데요. 중개업체에 따르면 실제 집을 보지도 않고 현찰 62만 5천 달러를 주고 사겠다는 사람도 나타났다고 합니다.

주변 시세만 해도 평균 75만~80만 달러에 이르고 이 집의 기본 뼈대 자체는 튼튼한 데다 경치도 좋아 집을 수리하면 더욱 높은 가격에 되팔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인 것이죠.

경제 매체 마켓 인사이더는 이를 두고 "투자자들에게 심지어 '호러 하우스'도 횡재로 여겨지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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