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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급 판타지 트릴로지? 비포 시리즈의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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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6. 22:473,572 읽음

타지 영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가 있으신가요? 저는 개인적으로 반지의 제왕 시리즈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 가 생각나는데요. 여기서 '트릴로지' 란 3개의 묶여진 작품을 뜻하는 단어로 3부작 이라고 생각하시면 될것 같구요.

오늘 소개하고 싶은 영화는 판타지 영화 입니다. 검과 마법의 시대, 용이 하늘을 날아다니면서 브레스를 뿜어대는 영화는 아니구요. 그야말로 배우들의 말빨로시작해서 말빨로 끝나는 영화이지만, 제가 알기로는 사랑에 관한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판타지에 가까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비포 선라이즈><비포 선셋><비포 미드나잇>, 일명 <비포 트릴로지> 를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9년에 한번 쓰여지는 사랑 이야기

<비포 트릴로지> 는 매우 특별한 영화 입니다. 감독과 배우들이 영화를 함께 만들어 나간다는 점, 특히 배우들과 등장인물들이 영화와 현실속에서 똑같이 나이를 먹어간다는 점이 매우 특별한데, 첫 작품인 <비포 선라이즈> 는 1995년 작품으로 두 주인공의 우연한 첫 만남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와 현실에서 똑같이 9년의 세월이 흘러(관객들도 나이를 먹고..)두 주인공의 운명 같은 재회를 그리고 있으며, 또 다시 9년의 세월이 지나 두 주인공은 어느덧 중년이 되어 버린 두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게 됩니다.

배우들이 나이를 먹은 만큼, 관객들도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 또한 의미가 남다른 것 같은데요. 특히 영화의 흐름에 맞춰서 비슷하게 성장한 분들이라면 더더욱 영화가 주는 의미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물론 시대가 흐른 뒤에 선라이즈 부터 정주행을 하더라도 관객들은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럼, 이제 부터 각각의 이야기가 어떤 흐름으로 전개 되는지 간단하게 살펴보도록 할께요.


#1. 
비포 선라이즈(1995)

Before Sunrise (1995) Trailer #1 | Movieclips Classic Trailers

개인적으로 시리즈 중 에서도 가장 의미있는 작품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각자 다른 이유로 비엔나행 기차를 탑승한 두 남녀는 어느 중년 부부의 요란스러운 부부싸움을 피해 좌석을 옮긴 '셀린(줄리 델피)' 그리고 마침 옮긴 자리에 앉아있던 '제시(에단 호크)' 의 우연같은 만남으로 시작 합니다.

정말 우연히 만나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던 도중 둘은 서로 대화가 잘 통한다는 점을 느끼게 되고, 비엔나를 지나 파리로 향하려던 셀린에게, 비엔나에 하룻동안 머물 계획을 가지고 있던 제시가 '하루 동안 함께 더 대화를 나눠 보지 않겠는가?' 라는 제안을 하게 되고, 셀린은 이를 승낙 하게 되는데요.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거닐면서 서로 잊을 수 없는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 이 모습을 통해 우리는 여행을 통해 낯선사람을 만나고, 우연찮게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그야말로 '러브 판타지' 를 간접 체험할 수 있게 됩니다. 멋진 비엔나를 감상하는 것은 덤이라 할 수 있겠구요.

기차에서 처음 만나 하루동안 함께 하며 끊임없는 대화를 나누며 서로에게 호감을 가진 두사람. 하지만 이 둘은 예정되어 있던 대로 헤어져야 하는 순간을 맞이 하게 됩니다. 그리고 오늘 함께 했던 순간이 서로에게 의미가 있었다고 한다면 6개월 뒤 정해진 장소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며 헤어지게 되는데요. 

사실 이 내용은 감독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실제 감독이 과거에 만났던 한 여성이 있었다고, 영화가 개봉한 뒤 그녀를 수소문 했던 감독.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여성은 감독과 헤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교통사고로 인해 세상을 떠났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비포 선라이즈> 이후, 두 주인공(그리고 두 배우)은 9년 뒤 파리에서 재회 하게 되는데요.


#2.
비포 선셋
2004

BEFORE SUNSET (2004) | Full Movie Trailer in Full HD | 1080p

<비포 선라이즈> 에서 둘은 서로에게 6개월 뒤 만나자는 약속을 하지만, 운명의 장난처럼 엇갈렸던 그들은 재회 하지 못하고 서로의 삶을 살게 됩니다. 그로부터 9년 뒤, 인기 작가가 된 제시는 자신의 책 출간 기념으로 파리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셀린과 9년만에 재회 하게 됩니다.

함께 9년전 그날 처럼 파리를 거닐면서 서로 대화를 나누고, 여전히 서로 9년전 특별했던 만남을 기억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는데요. 첫 작품이 운명적인 첫 만남, 하루라는 정해진 기간 동안의 꿈같은 러브 스토리를 보여준 작품이라면, <비포 선셋>은 짧았던 만남 이후 우연처럼, 운명처럼 다시금 재회하여 서로의 마음을 확인 할 수 있는 또 다른 로멘틱한 러브 판타지를 보여 줍니다.

9년 뒤의 배우, 9년 뒤의 캐릭터, 9년 뒤의 내가 모두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사랑' 이라는 키워드에 매료 될 수 있음을 영화로 정말 멋지게 표현한 최고의 기획작품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주인공들의 대화와 배경을 보는 것 이외 별 다른 임펙트가 없기 때문에 첫작품도, 후속작품도 그렇고 '지루하다' 라고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 영화는 또 그 맛에 보는 영화라는 것을 절대 잊으면 안될 것 같아요.

그리고 한가지! 절대 놓치면 안될 소식이 하나 있는데요.(오늘 비포 트릴로지 이야기를 하게 된 이유도 이 소식 때문) 얼마 전 넷플릭스에 <비포 선라이즈><비포 선셋> 이 새롭게 업데이트 되었다는 소식 입니다. 이전 까지는 가장 최신작인 <비포 미드나잇> 만 덩그러니 오픈 되어 있었는데,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앞선 두 작품 모두를 감상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 꼭 참고 해 주시기 바랍니다.


#3.
비포 미드나잇
2014

Before Midnight Official Trailer #1 (2013) - Ethan Hawke Movie HD

<비포 미드나잇> 은 비교적 시리즈 최신작이지만 벌써 5년 전 개봉한 영화이기도 하네요. 하지만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비포 선셋> 기준으로 9년 뒤, <비포 선라이즈> 기준으로는 18년 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고, 마찬가지로 이 시간은 영화속 그리고 현실 모두 공통적으로 적용된 시간 입니다.

마치 18년 동안 이들을 지켜보고 있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비포 미드나잇> 하지만 18년이 지나 현재 함께 하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은 과거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습니다. 기차에서 그들의 첫 만남을 이끌었던 중년 부부의 부부싸움, 그들을 이해 하지 못했던 두사람. 하지만 어느덧 두 사람은 기차안에 부부싸움을 벌이던 두 남녀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네요.

하지만 이 또한 사랑의 한 모습이 아닐까? 라는 느낌이 들게 만드는 두 부부, 아니 두 배우의 모습을 보며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랑에 관한 판타지, 로망을 3편의 영화를 통해 경험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랑에 대한 영화는 과거에도 많았고 지금도 많으며 앞으로도 많을 것 같습니다.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도 있을 것이고 허황된 사랑, 너무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 등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또 우리는 지켜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제시, 셀린 두 사람이 보여준 현실과 판타지가 영화적으로 잘 혼합된 이런 작품은 다시 만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이와 비슷한 작품이 또 나오거나, 많이 나오길 바라지도 않습니다. 두 배우와 감독이 시간과 함께 집필한 이 사랑 이야기를 오랫동안 Only One 으로 기억하고 싶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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