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II (상) 편 먼저 보기.
III 소비자들도 알 건 안다, 기아차.
2020년은 기아의 메인 모델인 '쏘렌토', '카니발'이 풀체인지 된 중요한 해였다. 그리고 두 모델과 재작년에 출시된 K5가 모두 내수에서 '대박'이 나며 '만년 1등'인 현대차를 맹추격하는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는 판매량에서 뚜렷하게 알 수 있는데, 총 55만 1134대를 판매해 현대차와 10만 5000여 대 차이로 격차를 좁히게 되었다. 사실상 만년 1등 그랜저를 제외하면 기아가 앞지른 판매량이다. 올해는 매번 소비자들에게 지적받던 브랜드 로고부터 사내 슬로건까지 바꿔 더욱 진보된 기아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III 진정한 승부는 내년부터, 쏘렌토 (3월)
2010년대가 중형 세단의 전성기였다면, 2020년대는 중형 SUV의 전성기가 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휘몰아치고 있는 SUV 열풍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브랜드에서 다양한 SUV를 내놓고 있는데, 기아에서는 쏘렌토와 올해 출시될 스포티지를 필두로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코드네임 'MQ4'로 명명된 이 차량은 싼타페 F/L에선 적용되지 못한 3세대 플랫폼을 필두로 구형에 비해 전장 (4,810mm), 전폭 (1,900mm), 전고 (1,700mm)가 각각 10mm씩 늘어나는 등의 변화를 거쳤다.
디자인은 지난 텔루라이드에서 선보인 바 있는 머슬틱한 디자인을 선보이며, 히든 타입 와이퍼를 적용하는 등 디테일에도 신경을 썼다. 파워 트레인은 2.2리터 디젤, 2.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 1.6리터 터보 가솔린 하이브리드가 구비되었는데, 특히 하이브리드 파워 트레인은 기준 연비를 못 채워 '친환경차 세재 혜택 미적용'이라는 오명을 샀다. 현재는 부랴부랴 친환경차 세재 기준을 개정하며 올해 7월부터는 세재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레몬법은 안 고치면서 이런 건 잘 고친다.
판매량은 작년 총 7만 6882대를 판매해 가뿐히 싼타페를 누르며 2020년 중형 SUV 판매량 1위, 내수 판매 5위에 올랐다. 하지만 재작년의 싼타페 (8만 6198대)를 넘지 못한 것은 아이러니한 점이다.
III "오딧세이 저격수"가 될 수 있을까? 카니발. (7월)
'아빠들의 현실적인 드림카'로 불리는 카니발은 내수에선 가족용 미니밴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어 기아차의 든든한 내수 캐시카우 역할을 독특히 해오고 있다. 하지만 해외에선 상황이 달랐는데, 특히 북미에선 혼다 오딧세이, 토요타 시에나를 비롯한 일본 미니밴들의 1/4 수준을 겨우 판매하는 데에 그치는 치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었다. 이에 현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인 정의선이 "북미에서 오딧세이를 따라잡아라"라는 특명을 내리는데, 이 결과가 바로 6년 만에 신형으로 돌아온 카니발이다.
디자인은 대부분 호평을 하고 있다. 또한 기존 모델보다 크기가 소폭 커졌는데, 전장 (5,155mm)과 전폭 (1,995mm)이 각각 40mm, 10mm 씩 늘어났다. 또한 차로 유지 보조 (LFA), 전방 충돌 방지 보조 (FCA),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SSC) 같은 운전 보조 장비들이 기본 적용되며 각각 12.3인치의 계기판과 내비게이션이 적용되었다. 그리고 7인승, 9인승, 11인승으로 판매되며 2.2리터 디젤과 3.5리터 가솔린이 구비되었다. 아쉽게도 4륜 구동 사양과 LPI, 하이브리드 파워 트레인은 출시되지 않았다.
주로 영업용으로 판매되는 스타렉스를 제외하면 국산차 유일의 미니밴이기에 판매량 역시 폭발적이었는데, 2020년 총 4만 3523대를 판매하며 작년 국산차 판매량 11위, 구형 판매량 (2만 672대)을 포함해 5위에 오른 모습이다. 적어도 내수에선 성공했다, 이제 해외가 관건이다.
III 소년 가장 '티볼리'가 독이 되어버린 쌍용차.
쌍용이 일냈다. 이번엔 나쁜 쪽으로 말이다. 사실상 티볼리를 이은 볼륨모델이 되어야 했을 코란도의 참패, 마힌드라의 투자 철회로 인한 신차 개발 중단 같은 악순환을 겪으며 끝내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간 상태이다. 현재의 상황으론 작년 출시된 올 뉴 렉스턴과 코란도 e 모션이 티볼리급의 성공을 거두는 것이 최적의 시나리오이지만, 그럴 가능성은 지극히 희박한 상태이므로 쌍용차의 고심은 올해에도 깊어질 전망이다.
III '영웅'처럼 쌍용차를 일으키진 못한 렉스턴. (11월)
쌍용이 마힌드라의 투자를 받지 못하게 되자, 쌍용은 개발하던 완전 신차의 개발을 보류하고 렉스턴의 F/L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나온 올 뉴 렉스턴은 어땠을까? 아직 출시된 지 2달도 안 된 시점이라 객관적인 분석은 어렵지만, 두 달여 동안 3576대를 판매하며 '쌍용 법정관리 신청' 사건 이전에 팔리던 렉스턴의 판매량을 뛰어넘는 실적을 거두었다. 물론 회사의 상황을 반전시킬 임팩트는 없었으나 현재의 회사 사정에서 바랄 수 있는 최선의 판매량이다.
새로이 F/L된 렉스턴은 앞 그릴의 디자인이 바뀌었던 대규모 연식변경 이후 1여 년 만에 다시 큰 디자인 변화를 거쳤으며, 바뀐 디자인에 관해선 호평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한 긴급 자동 제동 시스템 (AEBS), 차간거리 유지와 정차까지 제어하는 지능제어 크루즈 컨트롤 (IACC) 같은 첨단 사양들을 적용하며 한층 더 현대화되었다. 또한 쌍용이 티볼리에서 먼저 선보인 바 있는 자사의 텔레매틱스 시스템, 인포콘 (Infoconn)을 적용하며 승객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했다.
파워 트레인에서도 소소한 변화가 있었는데, 기존 2.2리터 디젤 엔진에 기존보다 더욱 강력한 터보를 결합해 202마력 (기존 187마력), 45kg.m (기존 42.8kg.m)로 상승된 스펙을 자랑한다. 참고로 현대 팰리세이드 2,2 디젤 역시 202마력, 45kg.m으로 서로 놀랍도록 동일한 스펙을 보여주고 있다.
III 반전은 없었다, 르노삼성.
현대자동차그룹이 해가 지나면 지날수록 내수 점유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르쌍쉐'라고 불리는 나머지 세 브랜드들은 점점 빛을 잃어가고 있다. 쌍용의 추락, 쉐보레의 철수 압박으로 사실상 현대, 기아차의 대안으론 르노삼성이 유일한데, 작년에는 QM6, XM3가 선전하는 모습을 보여줘 판매량이 상승해 국산차 판매량 3위에 랭크된 모습이다. 하지만 르노삼성의 신차는 연초 출시될 조에를 끝으로 이미 바닥난 상태이며, 앞으로도 한동안 신차는 보기 어려울 전망이라 올해부터 르노삼성의 고난은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III 'S'를 버리고 'X'를 탐하다, XM3. (3월)
르노삼성은 현재 '총체적 난국'인 상황이다. 모기업인 르노가 르노삼성 노조의 잇따른 비협조적인 행보에 생산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에 따라 르노삼성 생산의 72%를 담당하던 '닛산 로그'의 수출 생산이 끝난 2020년 3월 이후로 더 이상의 수출 생산 차량을 배정받지 못해 사실상 녹다운 상태가 되어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르노삼성의 내수, 외수 수출까지 책임져야 하는 중요한 임무를 받고 출시된 차량이 바로 XM3인 것이다.
XM3는 르노의 메간을 기반으로 개발된 쿠페형 SUV이다. 사실상 SM3의 포지션을 대체하는 차량이라고 볼 수 있는데, 쿠페형 SUV 임을 강조하기 위해 기존 'SM3'라는 이름을 버리고 'XM3'로 탈바꿈했다. 흔히 르노 아르카나의 형제 차라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상 다른 플랫폼을 적용해 접점이 없다.
평가가 좋은 르노의 패밀리룩을 그대로 이식해 디자인적 평가는 호평이지만, 파노라마 선루프, 4륜 구동, 전동 트렁크같이 동급 SUV에서 이미 만나볼 수 있는 기능을 XM3에선 만나볼 수 없으며, 쿠페형 SUV 특성상 2열 헤드룸이 넉넉지 않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사전계약부터 뜨거운 반응을 보이며, 약 10개월 동안 3만 4091대를 판매해 2020년 르노삼성 전체 판매량의 35.5%를 차지했다. 향후 수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르노삼성의 생산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III '국산차' 죽고 '수입차' 살고, 한국GM.
사실상 한국 시장을 포기한 것처럼 보이던 한국GM이 트레일 블레이저로 판매량이 상승했다. 사실상 국산차 탑 5에도 등극하지 못한 쉐보레에겐 희소식인데, 작년 F/L된 콜로라도가 나쁘지 않은 판매량을 보여주며 추진력을 불어주었다. 물론 이는 지극히 쉐보레의 기준이다, 사실상 트레일 블레이저를 제외하면 판매량이 좋은 차량이 전무하며, 야심 차게 수입한 트래버스 역시 이쿼녹스만 못한 판매량을 보여주고 있다. 여전히 쉐보레는 국산차 6위이다.
III "트레일 (음) 블레이저 (음) 트레일 블레이저", (1월).
쌍용이 무너지고, 르노삼성이 수출에 난항을 겪고 있는 동안 쉐보레는 놀랍도록 별일 없이 2020년을 보냈다. 오히려 판매량이 소폭 상승했는데, 이는 한국GM 주도 하에 개발된 트레일 블레이저의 공이 컸다.
2020년 1월 16일에 출시된 트레일 블레이저는 단종된 크루즈의 빈자리를 메꾸는 차량이다. 그에 따라 차량 크기도 큰 편인데, 국내에서 가장 큰 크기를 자랑하던 소형 SUV인 셀토스보다 전장과 전폭, 전고가 각각 35mm, 10mm, 45mm 더 커 독보적인 크기를 자랑하고 있다. 또한 출시 전 큰 무제점으로 지적되던 '쉐보레 가격 논란'은 합리적인 1,995만 원~2,620만 원으로 가격이 책정되며 쏙 들어갔다.
판매량 역시 호조를 보였는데, 판매 초기 때 수출 물량 문제로 내수 판매량이 대폭 줄었던 것을 감안하면 2만 887대라는 판매량은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판매가 거의 정상화되었던 시점인 5월부터 12월까지의 판매량을 본다면 1만 5000여 대로 셀토스, XM3에 이어 소형 SUV 3위에 랭크된 모습이다. 트레일 블레이저는 트렉스가 담당하던 소형 SUV의 자리를 이어갈 예정이며, 트렉스는 단종되지 않고 당분간 트레일 블레이저보다 염가형 포지션으로 판매된다.
III "코로나도 신차 공세를 막진 못했다".
특히 한국은 연이은 신차 폭격으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데 성공했다. 2020년 1월부터 12월까지의 국산차 판매 통계를 살펴보면 현대 65만 6967대 (재작년 동 시기 65만 8408대), 기아 55만 1134대 (재작년 동 시기 51만 9806 대)로 무려 120만 8천여 대를 판매했다. 제네시스 역시 G80, GV80 같은 굵직한 신차를 배출하며 10만 8369대 (재작년 동 시기 5만 6801대)를 판매했다. 현대자동차그룹 단일로만 내수 130만여 대를 판매하며 구멍 난 외수 판매량을 어느 정도 메꾼 모습이다.
르노삼성 역시 XM3, QM6 F/L를 출격시켜 출발은 좋았지만 XM3의 뒷심이 부족해 '용두사미'로 올해를 마감했다. 총 9만 5899여 대 (재작년 동 시기 8만 6859대)를 판매하며 국산차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여러 이유로 '회사가 흔들릴 만큼' 많은 관심을 받은 쌍용자동차는 8만 7889대 (재작년 동 시기 10만 7829대)에 못 미치는 아쉬운 결과를 내었다. '임영웅 효과'라는 꼬리표로 좋은 판매량을 보여주었던 올 뉴 렉스턴의 효과가 미치기도 전에 회사가 무너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쉐보레는 아무런 관심도 받지 못하며 8만 2954대 (재년 동 시기 7만 6447대)로 소폭 상승해 순위표 맨 아래를 장식했다.
비록 쌍용자동차의 판매량이 대폭 감소했지만, 전체적으로 내수 국산차 판매량은 증가했다. 이는 기아차가 '카니발', '쏘렌토', 'K5'로 대표되는 자사의 스테디셀러 라인업을 매우 성공적으로 출시시키며 판매량을 4만 대가량 올린 것이 큰 이유가 되었다. 오히려 이런 상승세에 비해 현대차는 중추인 '싼타페 F/L', '쏘나타'의 아쉬운 판매량으로 작년에 비해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살짝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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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CAR GO! STUDIOS 김동진 에디터
cargostudi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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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2 III CAR GO! STUDIO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