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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나의 노래는_포레스텔라 조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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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5. 14:219,275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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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노래는

코트 안팎이 흠 없는 운동선수처럼 무대 위에서는 짜릿함을, 무대에서 내려왔을 때는 한없이 재치있고 진솔해지는 ‘포레스텔라’의 조민규. 도장깨기처럼 꿈 같은 일들을 하나씩, 차근차근, 완벽하게 해내고 있는 그를 만났다.
editor 이민정  photographer 김지연


얼마 전에 첫 단독콘서트가 열렸어요. 
생애 첫 콘서트이자 새해의 첫 콘서트였는데 너무 많은 분들이 어려운 발걸음을 해주셨어요. 처음이라 엄청 떨렸지만 자리를 빛내주신 관객을 보고 감개무량했어요. 꿈 같은 일이 눈앞에서 쫙 펼쳐졌으니까요! 

조민규의 준비성은 콘서트에서 돋보였다니까요. 
포레스텔라로 콘서트를 많이 하다 보니 아무래도 저희 공연을 보시던 분들이 조민규 콘서트에 오실 가능성이 높으니까, 퀄리티에 대한 부담감이 엄청 컸어요. 

포레스텔라가 관객의 눈높이를 높여 놓았어요. 
아, 그런가요(웃음). 엄청 부담이었어요. 솔로 활동만 하겠다는 비장한 콘서트는 아니었지만 마치 홀로서기하는 느낌이랄까요. 연출 감독님과 회사 분들이 기획과 아이디어를 굉장히 많이 내주셔서 정말 감사했는데, 제가 수정을 많이 해서 죄송했어요. 예를 들어 포레스텔라는 클래식과 록 스타일 모두를 표현하지만 제가 콘서트에서 부르고 싶은 곡들을 보니 대부분 클래식 선율이었던 거에요. 밴드와 합주를 하면서 곡을 넣었다가 뺐다가 여러 번 반복했죠. 음악 감독님께서 미디 프로그램을 통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만들어주셔서 ‘팝 오케스트라’ 풍으로 풀어낼 수 있었어요. 

공연을 통해 관객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는데요? 
관객에게 힐링을 드리는 게 가장 큰 목표였어요. 록 공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희열로 인한 힐링이 있는 반면 화음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힐링이 있잖아요. 조민규 목소리로 얻을 수 있는 힐링이 있을 텐데, 제 음악으로 싱그러운 기운과 관객의 마음을 만져줄 수 있을까를 가장 고민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나온 제 앨범명이 ‘파라나(Parana)’예요. 마음이 푸르러서 싱싱한 기운을 느끼게 하는 아이라는 뜻이거든요. “우리 모두 힘내자! 앞으로 나아가자!”라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음악들이 아니라 “옆에 있어줄게요. 제가 힘이 되어 줄게요.”의 메시지를 담은 곡이 많아요. ‘저의 밝음’과 노래가 지닌 ‘밝은 에너지’를 보고 듣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물론 제가 노래를 잘해야만 가능한 일이었고요.  

같은 장소에서 했던 ‘PITTA’ 콘서트는 어땠어요?
저 진짜 떨려 토하는 줄 알았어요.(웃음) 형호 형이 있는 저 무대에 머지않아 나 혼자 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미치겠더라고요. 마음 편히 못 봤어요. 하지만 그 와중에 ‘우리 형 진짜 대단하다’ ‘멋지게 날개를 펴는구나’ 너무 자랑스럽고 뿌듯했죠. 형은 이제 누구보다 음악 지식이 가장 뛰어나고 저 역시 큰 도움을 받고 있어요. 제가 일부러 둘째 날 갔거든요. 첫째 날은 본인도 흐름을 파악해야 하고 모든 게 낯설어서 몹시 긴장하는데, 관객에 가족이 있다고 생각하면 더 떨리거든요. 그리고 또 하나, 단독 콘서트가 부담스러운 이유 가운데 하나가 노래와 멘트를 혼자 다 해결해야 한다는 사실이죠. 

앗, 멘트 장인이시잖아요. 
그게… 음… 옆에 누가 있는 것과 또 다르더라고요. 혼자 어떻게 이끌어가야 하나.

제가 영상을 좀 찾아봤는데 ‘파라나’처럼 싱그럽게 잘하셨어요. 
감사합니다(웃음). 이번 ‘신세계’ 앨범을 준비하면서 저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어요. 저는 작사·작곡하는 능력이 높지 않아요. 곡을 만들어보고 가사를 써보고 싶다는 열망이 높은 가수가 아니라 이 현실에서 벗어나 뭔가 환상적인 곳에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을 품고 있는 가수라고 할까요. 스스로를 객관화하려고 하는 느낌이 강해서인지, 아니면 무엇이든 이성적으로 보려고 하는 마음이 커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릴 때부터 현실에서 벗어난 듯한 음악들을 좋아했어요. 이수영, 조성모 선배님이 부르셨던 동양 판타지 풍의 몽환적인 느낌의 노래들처럼요. 그래서 이번 ‘파라나’ 앨범에서는 신세계, 즉 제가 꿈꿨던 새로운 세상은 어떨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보니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공부를 하게 되고, 또 그러다 보니 저는 마음 안에 싱그러움이 늘 유지됐던 상태였던 것 같아서 순우리말을 많이 찾게 됐어요. 제가 서칭하는 걸 좋아해서 뭐, 다 뒤졌죠. 



객관적으로 스스로를 바라보았을 때 포레스텔라 조민규가 아닌 인간 조민규는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세요? 

정이 많고 웃음도 많은데 생각보다 또 속마음을 얘기하지 않아요. 또 생각 이상으로 차가울 때도 있고요. 

어머나, 언제요?

남들은 마냥 해맑을 줄만 아는데 뭐랄까요. 제가 세상을 차갑게 바라보는 느낌들이 좀 있어요. 멤버 중에서 제일 많이 울 것 같은 저는 제일 안 울고, 가장 차가울 것 같은 형호 형이 가장 많이 울어요. 그런데 이번 콘서트에서는 많이 울컥했어요. 지금까지 큰 일을 끝내면 허무한 마음이 좀 있었는데 이번 콘서트는 오히려 마음이 충전되고 힘을 받았어요. 아, 그리고 저는 정말 활발한 것 같아요. 에너지가 끊이질 않습니다(웃음). 

동력이 뭔지 궁금하네요. 
집 안에서도 가만히 있지를 못해요. 가만히 앉아서 활동하는 거, 잘 못합니다. 하하. 

음악 외에 좋아하는 것은 뭐에요?
그냥 돌아다니는 거, 맛집 탐방, 맛집 검색 및 저장, 친구들이랑 노는 거. 일등으로 좋아하는 건 사람 만나는 거요. 

사람들 만나면 듣는 편이세요? 얘기하는 편이세요? 
말하는 편이죠. 말하고 분위기 이끌고!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파라나’ 앨범에 수록된 새로운 곡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저를 파악하다 보니까 제가 좋아했던 장르, 하고 싶은 음악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다면 저한테 잘 어울리는 곡을 찾아야 하고 또 그렇게 하려면 작곡 선생님을 섭외해야 하잖아요. 먼저, ‘라야’와 ‘윌(Will)’에 대해 말씀 드리자면, 제가 황성제 작곡가님을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그분이 수장으로 있는 그룹이 ‘버터플라이’에요. 그 팀의 감독님께서 저를 보시고 “너의 목소리로만 부를 수 있는 곡을 만들고 싶다” 하셔서 받은 곡들입니다. 
‘푸른 꿈을 꾸는 새’의 경우는, 제가 아주 어릴 때부터 동요를 참 좋아했어요. 2016년 군대에 있을 당시 콩쿠르를 나가고 낙방하고를 반복하던 차에, 떨어진 이들에게 피드백을 해주는 자리에 참석했어요. 한 외국 심사위원님께서 제게 그러더라고요. 너는 주역이 될 목소리가 아니라고.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나는 내 음악에서 주연으로 활동하고 싶은데 여긴 내 자리가 아닌가,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동요 앨범에 대한 꿈도 그 시절에 생겼죠. 그때 서치를 하면서 ‘푸른 꿈을 꾸는 새’를 만든 정보형 작곡가님을 알게 된 거예요. 그분이 만드신 곡을 다 찾아 들었던 기억이 나요. ‘나중에 성공하면 꼭 이 곡으로 앨범을 내야지’ 아니면 ‘군인 때 모아둔 돈으로 앨범을 내야지’ 했는데 이제 그 꿈을 이룬 겁니다. 나머지 한 곡 ‘희망도 절망도 아닌 하루’는 제가 좋아하는 켈트(Celtic Music) 풍 노래예요. ‘두 번째 달’ 원년 멤버이자 ‘서쪽 하늘에’를 만드신 박혜리 작곡가님에게 연락을 드려서 받은 곡입니다. 노래도 좋지만 가사도 참 좋아요.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할 때 대개 “괜찮아요” “힘내세요” 하잖아요. 이 곡은 함부로 위로하지도, 함부로 웃지도 슬퍼해주지도 않는 그런 가사를 담았어요. 너무 큰 기쁨도, 너무 큰 절망도 없는 그런 하루가 계속되길 바란다는 내용인데 너무 와 닿더라고요. 



앨범을 준비하면서 가장 스트레스 받는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아무래도 시간적인 부분이죠. 시간이 없어서 더 연습해야 하는데 목 상태는 따라주지 않을 때. 이 부분에서 연습을 더 하면 좋아질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할 수 없는 상황이 정말 마음 아팠어요. 

앨범에서 ‘비 마이 러브(Be My Love)’를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어요. 이 곡은 조민규에게 정말 특별할 것 같거든요. 

맞아요. 보석이자 저에게 가장 소중한 곡이에요. 이 곡은 사실 군악대 레퍼토리였어요. 노래를 듣거나 부를 때 내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라는 게 있잖아요. 당시 이 노래가 그랬어요. 지금도 이 노래를 부를 때면 온전히 나를 보여주는 느낌이거든요. “저, 조민규예요.”하는. 너무 행복해요. 

팬텀싱어 때 처음부터 비장의 무기를 들고 나간 거군요. 
모든 오디션이 그렇겠지만 첫 등장이 중요하잖아요. 저는 오디션을 엄청 많이 봤고 떨어진 경험도 많아서 성공 확률을 좀 높이고 싶었어요. 가장 강력한 걸 보여줘야 그 힘을 받아서 끝까지 이어나갈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했던 곡이었습니다. 

팬텀싱어 2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여전히 전략가다운 면모가 있나요. 
지금은 독기가 많이 빠진 것 같아요. 사실 팬텀싱어 이후 2~3년까지는 독기를 유지하려고 오히려 노력했거든요. (왜요?) 음… 인생을 좀 그렇게 살아야 될 것 같았고, 무엇보다 경연에서의 이미지를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어요. 약간 착각에 빠졌던 것 같아요. 솔직히 제가 그렇게 센 사람이 아니거든요. 제가 학교에서 학회장하면서 전교생한테 인사하고 전교생과 웃고 떠들고 다니는 사람이었단 말이죠. 그런데 프로그램에서 좀 강하게 나오고 ‘교주’, ‘원한 품은 고양이’ 같은 별명이 붙으면서, 한편으론 그런 모습을 좋아해 주시니까 어느 순간 제가 몰입이 되어 버린 거예요. 인지하지 못한 상태로 몇 년이 흐른 거죠. 이번 앨범을 내면서는 그 독기가 더 빠진 것 같아요. 다만 변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아직도 늘 뭔가를 찾고 뭔가를 분석하고 이거 안 되면 다른 걸 막 해본다는 점이에요. 다른 사람보다 이것만큼은 잘한다 싶은 점은 꾸준함, 포기하지 않는 점입니다.  

독은 빠졌으나 피곤할 것 같긴 하네요.  
네, 걱정이 너무 많아요. 

포레스텔라 모든 멤버가 똑같이 말해요. 갈 길이 멀다고요. 도대체 그 길은 어디기에. 
부족한 게 너무 많아요. 국내 탑, 월드 클래스를 바라보는 거라면 진짜 쉴 틈 없이 공부하고 달려야 해요. 정말 큰 차이가 있거든요. 얼마 전만 하더라도 인터뷰를 하면 저는 이런 고민을 했고 이런 작업을 했다는 둥 어필하기 바빴는데 지금은 많은 부분이 부끄러워서 “잘 모르겠어요.” “노력하는 중이에요”라는 말씀을 많이 드려요. 
사실 이게 맞고요. 올해의 목표도 ‘척하지 말자’ 로 삼았어요. 지치지 않고 공부하는 해가 되자고요. 

‘불후의 명곡’ 왕중왕전을 보면서 포레스텔라에게 부족한 점을 딱히 발견할 수는 없었어요. 
‘라젠카, 세이브 어스(Lazenca, Save Us)’를 부르면서 우리는 확실이 네 명 모두 에너지를 뿜을 수 있는 곡이 맞구나, 깨달았지만 멤버들의 아이디어, 감독님, 회사 지원, 참여해주신 분들 덕분이 커요. 

어찌 보면 남들이 부러워하는 길을 가고 있는데도 여전히 벽에 부딪히나요? 
어느 곡을 하든 벽에 부딪혀요. 수월하게 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저는 ‘팬텀싱어 올스타전’이 인생 통틀어 가장 힘들었어요. 너무 많이 부딪치고 깨지고… 아마 사중창이니까 제가 맡은 부분이 25%라 그 벽을 그나마 조금 부수고 무대에 설 수 있었지 아니었으면 주저앉았을 거에요. 



포레스텔라의 리더로서 올 한 해의 계획, 최종 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해요. 
사실 저희는 네 명이 모두 리더라서 이제 좀 쑥쓰럽네요(웃음). 일단 멤버들이 연습할 때 몸을 사리지 않아서 올해 저희 목표를 ‘아프지 않고 음악하기’로 정했어요. 그리고 여전히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어서 받은 만큼, 아니 그보다 더 큰 무언가로 돌려드리고 싶고요. 저희는 팬분들이 원하시는 바가 뭔지 잘 알고 꾸준하게 피드백도 받고 있어요. 하나하나 체크하고 있으니 조언해주신 말씀 잊지 않고 챙기는, 멤버들과 사이좋게 지내면서 좋은 음악 계속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할게요. 예전에 저희가 목표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빌보드에 오르는 거라는 답을 많이 했거든요. 구체적인 계획 없이 상상만으로 말씀드렸던 꿈이었는데 그 꿈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어요. 꿈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도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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