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의 경계를 부수다
시대변화에 발맞춰 도전하는 플랫폼 실현지원 분야 5인의 이야기.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의 <차세대 열전 2021!>이 오는 2월까지 창작자들의 최종 작품을 선보이는 기회를 마련한다. 올해는 문학, 시각예술, 공연예술, 플랫폼 실현지원 총 4개의 분야로 나누어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예술가 39인이 참여해 기대를 모은다. 이 중 플랫폼 실현지원 분야에는 기획 부문 김민수, 김봄이, 서상현, 이도하 4인과 무대예술 부문 김지우 1인 총 5인이 선정되어 자신만의 시각으로 시대를 바라본다. ‘플랫폼 실현’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이름을 올린 이들이 전하고자 하는 목소리는 무엇일까.
김민수
거리예술을 비롯해 공연예술 축제를 만드는 기획자 김민수는 공공 공간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예술 활동을 심도있게 풀어낸다. 이번에 선보이는 <열리지 못한 축제들의 축제>는 팬데믹으로 인해 수차례 취소되는 축제들을 바라보며 그가 느낀 감정을 그대로 담아내고 축제가 살아남기 위해서 앞으로 도모해야 할 일을 찾아본다.
작품을 선정한 계기와 주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다수의 축제가 취소되는 것을 보면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이해하는 한편, 많은 이들의 노력이 너무 쉽게 사라지는 것을 보고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동시에 정치와 예술의 관계, 특히 공공자원을 활용한 예술 작업에 회의감을 느꼈습니다. 예상치 못하게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아쉬운 것을 넘어 축제가 가진 구조적인 한계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이번 작품을 통해 팬데믹으로 인해 열리지 못한 축제들을 돌이켜보며, 축제 생태계에 내제되어 있던 문제들을 살펴보려고 했습니다.
이번 작품의 관전 포인트
작품을 준비하면서 축제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분들에게 직접 손편지를 써서 드렸습니다. 돌아온 답장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타이포그래피로 만들어서 시각 작품처럼 전시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화려한 축제 이면에 어떤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는지, 또 축제가 가진 한계점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보았으면 합니다.
김봄이
거리예술의 즉흥성, 혁명성, 비일상성, 가능성의 매력에 빠져 그와 연계된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는 창작자 김봄이. 그는 이번 기회를 발판 삼아 그동안 진행한 거리예술 프로젝트를 돌아보고 발전시키고자 한다. 일회성으로 소비된 프로젝트를 하나의 레퍼토리로 만들어 거리예술의 가능성을 시험해본다.
작품을 선정한 계기와 주제
미래에서 온 자판기라는 콘셉트로 거리 한복판에 이질적인 설치물을 심어놓는 거리예술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설치물을 매개로 스스로를 둘러싼 환경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이야기하고, 관객의 사유를 통해 극이 펼쳐지도록 합니다. 이는 익숙한 현재를 다르게 근하게 만들고, 관객 스스로 미래를 그리며 현재를 돌아보게 만드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작품의 관전포인트
우연히 길을 걷다가 미래의 편의점 ‘블루하우스’를 만납니다. 자판기 모양을 한 이 기계는 당신에게 질문합니다. “당신은 미래에서 오셨나요?” 여러분의 대답은 무엇인가요?
김지우
조명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김지우는 <비추다 : 빛을 내는 대상이 다른 대상에 빛을 보내어 밝게 하다>를 준비한다. 그동안 연극을 통해 공동작업을 선보여 왔던 그는 오롯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이번 작업에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작품을 선정한 계기와 주제
평등한 위치에서 마주하는 서로의 진짜 모습을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이 작업은 제 개인적인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동안 조명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조명기에 빛을 켜고, 그 빛을 무언가에 맞추는 일을 해왔습니다. 그러다 문득 ‘무엇을 왜 비추는 것일까?’ ‘잘 비춘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 비추어내는 것을 나는 잘 마주하고 있을까?’ 라는 질문을 가졌습니다. 이 질문을 통해 비추어보는 행위를 생각해보게 되었고, 다양한 질문들을 작품으로 이야기하고자 했습니다.
이번 작품의 관전포인트
작품의 세 가지 키워드는 빛, 제대로 본다는 것, 빛의 바깥입니다. 작품을 만들던 도중 ‘우리가 과연 평등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서로가 평등할 수 없음을 인지했더라도, 서로의 진짜 모습을 보기 위한 노력은 멈추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관객분들
도 이런 관점으로 작품을 바라봐 주었으면 합니다.
이도하
연극 연출을 하고 있는 창작자 이도하는 VR 매체를 연구하던 도중 떠오른 질문을 연구한다. 상상과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매체로 VR을 바라보며, 작품을 통해 관객들 스스로 자신의 존재를 탐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작품을 선정한 계기와 주제
연초부터 VR이라는 매체에 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왔습니다. 연구를 이어가다보니 이 매체는 누군가의 기억이나 상상 혹은 꿈 형태의 사고를 가상현실에서 실체화해내기에 가장 좋은 매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가상공간에 각자의 생각과 틀을 실체화하고 이것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직접 체험하게 된다면, 우리 안에 어떠한 연대가 생길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작품의 관전포인트
VR의 관점에서는 관객이 직접 배우와 무대 사이의 거리를 조정해 스스로 자신의 몰입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 관전포인트일 것입니다. 작품 내용의 관점에서는 오히려 몰입을 방해하는 시도를 해보고자 합니다. 관객에게 역할이나 배역을 지정하지 않고 다양한 역할을 번갈아 부여하면서 스토리가 흐를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스스로 ‘내가 누구지?’라고 질문을 던져볼 수 있게끔 합니다. 그리고 하나의 사건을 다양한 시선으로 경험해 보는 체험을 사람들과 공유해 보고 싶었습니다.
서상현
서커스와 거리예술을 창작하고 있는 서상현은 서커스가 생소한 국내 관객에게 꾸준히 장르를 인식시키는 활동을 해왔다. ‘광대’라는 이미지에 한정되어 있던 시선에 굴하지 않고, 기획자로서 영역을 넓혀 다분히 노력 중이다. <차세대 열전 2021!>을 통해 선보이는 작품은 발표가 아닌 실험에 집중하기 위해 소규모 관계자 초청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작품을 선정한 계기와 주제
서커스 공연 창작에 대해 다른 이들은 어떤 접근을 하고 있을까? 라는 과정을 많은 분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 아티스트 자체를 시장에 알리는 플랫폼을 시도해보고자 했습니다. 서커스, 무용 또는 신체 예술 등 자신의 키워드를 지닌 예술가들을 섭외하고 서커스를 중심으로 창작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각자의 쇼케이스 발표가 최종 결과물이지만, 우리는 그 과정 사이의 가능성과 실험성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이번 작품의 관전포인트
부유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본다는 키워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꾸밈 이전의 형태에 질문을 던져보고 싶었습니다.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 작품을 통해 논제거리를 만들고 장르에 대한 개념적 확장을 시도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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