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양하다 지향하다? 알쏭달쏭 차이점 확실히 알려드림!

2023.04.25. 오후 12:19
by 논문교수

'지양하다 지향하다'를 바꾸어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두 단어는 글자 하나만 다를 뿐이지만 정반대 뜻을 가지고 있어요. 오늘은 두 단어의 뜻, 차이점, 예문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오늘 글을 읽고 상황·맥락에 맞는 단어를 쓰시기 바랍니다!

세 줄 요약:

1. 일반적·철학적 의미로 쓰임.

2. 지양: 부정 (+ 보존).

3. 지향: 목표하다 와 비슷한 말.


1. 지양하다

사전 뜻풀이

한자는 止揚을 씁니다. 止는 그칠 지, 揚은 오를 양으로 풀이됩니다. 영어는 reject 또는 sublate를 써요. 일반적인 의미와 철학적 의미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어요.


1) 일반적 의미

더 높은 단계로

오르기 위해

어떤 것을 하지 않다

더 나은 상태가 되기 위해 무언가를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해요. 유의어로는 삼가다, 아니하다, 않다가 있어요. 유의어는 비슷한 말이라는 것이지 같은 말이라는 뜻이 아니에요.

단순히 멀리하거나 그만둔다는 유의어들과 달리, '지양하다'는 고차원적인 상태가 되기 위해 부정적인 것을 하지 않는 행위로 볼 수 있어요. 즉 더 높은 단계를 목표로 하는 경우에 사용 가능합니다.

​​

예시

ㄱ. 갈등을 지양하고

화해의 바다로

함께 나아가자!

ㄴ. 이기주의를 지양해야

생태계를 살릴 수 있다.

ㄷ. 친구 사이에

지나치게 계산하는

행동을 지양하자.

갈등, 이기주의, 계산하는 행동을 그만두고 더 나은 행동으로 나아가자는 의미로 볼 수 있어요.


2) 철학적 의미

변증법의 중요 개념.

어떤 것을 그 자체로

부정하면서 오히려

한층 높은 단계에서

긍정하다

앞서 영어 표현을 적어드렸는데, 사실 영어 표현보다는 독일어 표현인 Aufheben이 더 많이 쓰입니다. '지양하다'는 독일 철학자 헤겔(G. W. F. Hegel)의 변증법에서 사용된 용어이기 때문이지요.

Aufheven의 원래 뜻은 높이다, 보존하다, 부정하다 등입니다. 이 중에서 주로 부정하다는 의미로 사용되었어요. 이것을 헤겔은 보존과 부정 두 가지를 모두 포함하는 용어로 보았습니다.

변증법적 발전 과정에서 낡은 질이 부정되고 새로운 것으로 바뀔 때, 낡은 질(質)에 있던 것들이 부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의 적극적인 것은 새로운 질 안에 보존된다는 뜻이에요. 쉽게 말하면 낡은 것이 부정되고 새로운 것이 드러날 때, 낡은 것 일부가 새로운 단계에 보관된다는 것입니다.

부정과 보존이 공존하는 상태로 볼 수 있어요. Aufheven의 이러한 의미는 이후 마르크스주의 창시자들인 마르크스(K. H. Marx), 엥겔스(F. Engels)의 유물론적 변증법에도 적용되었습니다.

예시

​​

ㄱ. 우리의 생활 세계는

부정을 경험하며

보편적 사회성으로

지양된다.

ㄴ. 헤겔은 욕구를

세 가지로 구분했다.

첫 번째 욕구는

분열을 지양하고

동일성을 보존하려는

욕구다.

예시에서 볼 수 있듯 ​'생활세계', '분열'은 그저 부정되어 사라지는 것이 아니에요. 부정되면서 동시에 '보편적 사회성', '동일성' 속에 보존됩니다. 이처럼 '지양하다'는 복합적인 함의를 가진 용어로 볼 수 있어요.


작은 꿀팁!

참고로, 변증법(辨證法, dialectic)은 일반적으로 헤겔이 말하는 의미로 제시되고 있어요. 헤겔(G. W. F. Hegel)은 19세기 초 칸트 철학을 계승한 독일 관념론 철학자입니다. 그는 인식·사물이 정(正) - 반(反) - 합(合) 세 단계로 전개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은 자신 안에 모순이 포함되어 있지만 알지 못하는 단계입니다. 반은 모순이 자각되어 바깥으로 나타나는 단계예요. 합은 정과 반이 통일되는 단계를 가리킵니다. 이 세 가지 단계를 통해, 변증법은 사물의 운동을 모순이나 대립의 원리로 보는 논리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두 가지 의미 비교

일반적

의미

철학적

의미

높은 단계가

되기 위해

무언가를

하지 않는

부정의 상태

부정과 보존

두 가지를

포함하는

상태

도청/감청 뜻, 차이점 --->


2. 지향하다

志向

향하다, 목표하다가 유의어입니다. 한자는 志向으로, 영어는 pursue, seek로 표현합니다. 역시 두 가지 차원의 의미로 쓰이고 있군요.


1) 일반적 의미

어떤 목표로

뜻이 쏠리어 향하다

특정 목표로 뜻이 향해가는 것을 나타냅니다. 주로 태도, 신념, 주의, 정책 등이 특정 방향으로 나아갈 때 사용됩니다. 따라서 지향하다 앞에는 긍정적으로 인식되는 단어가 붙게 되지요.

ㄱ. 전쟁이 아닌

평화를 지향한다.

ㄴ. 복지 국가를 지향하는

정부의 노력은

높이 살 만하다.

ㄷ. 어렸을 적 학대를

당했음에도

낙관주의를 지향한다.

ㄹ. 현대 들어

다양한 성적 지향

(sexual orientation)

이 나타나고 있다.

ㅁ. 객체 지향

(object-oriented)은

실제 세계를 모델링 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방식이다.

​지향 앞에 평화, 복지 국가, 낙관주의 같은 긍정적인 의미를 가지는 단어들이 오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참고로, 객체 지향은 객체 지향 프로그램(모든 데이터를 오브젝트로 취급하여 프로그래밍 하는 방법)이라는 기술 용어 형태로 활용되고 있지요.


2) 철학적 의미

의식이

어떤 대상을 향하다

의식과 대상의 관계를 나타내는 철학 용어로도 쓰입니다. 지향성(志向性, intentionality)이라는 개념 형태로 많이 사용되지요. 지향성은 특히 독일 철학자 후설이 제시한 현상학 이론의 핵심 개념으로 알려져 있어요.

ㄱ. 실천 철학과

이론 철학은

지향성​

조금 다른 개념으로

정립했다.

ㄴ. 독일 현상학자

후설(E. Husserl)은

내적 의식이

대상과 맺는 관계를

지향성이라고 불렀다.

서론 작성법 →→→


3. 차이점

​지양과 지향은 일반적 의미에서 정반대 뜻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양하다

지향하다

일반적

의미

더 높은

단계를

위해

어떤 것을

하지 않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다

철학적

의미

부정하는

동시에

보존하다

의식이

대상을

향하다

중개/중계/중재 차이점 →→→


※※ 구독, 좋아요, 댓글은 양질의 콘텐츠 생산에 큰 힘이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율/률, 개발/계발 차이점 →→→

보존/보전, 결제/결재 차이점 -->


논문교수

연세대학교 영문학 학사, 국문학 박사. 동아일보 신춘문예 등단, 작가세계 신인상을 받은 문학평론가. 논문 입문서인 <질적 연구를 위한 실전 입문서> 두 권을 집필했으며, 프리랜서 플랫폼 ‘크몽’에서 탑 셀러로 활동했다. 논문 컨설턴트이자 글쓰기 전문가로, 블로그 ‘논문교수의 실전꿀팁’ 운영 중.

해당 콘텐츠를 무단 캡처 및 불법 공유시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박미섬의 홀리는 글쓰기 채널을 구독해보세요.

네이버와 제휴한 지식저술가 파트너 채널로 모든 콘텐츠는 무료 열람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