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ERS
초여름처럼 눈부신 솔라와 이창섭.
editor 이민정 photographer ROBIN KIM stylist 박서현(솔라), 박혜정·전소현·이유리(이창섭)
hair 김태현 미장원 by 태현(이창섭), 지승현(솔라)
makeup 김미애 미장원 by 태현(이창섭), 박란희(솔라) cooperation towed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오는 뮤지컬 <마타하리>는 초연과 재연의 영광에 안주하지 않고 서사, 음악, 무대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새로워진 무대를 선보일 것이라 예고했다. 한층 더 깊어진 스토리에 풍부한 감성과 중독성 있는 선율의 신곡을 더해 작품의 완성도를 더욱 높일 예정이라고.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마타하리> 삼연의 변화보다 우리를 더 놀라게 했던 건 캐스팅 소식이 아니었을까. BTOB 활동에 몰입하면서도 부지런히 무대 위에서 매력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이창섭, 그리고 생애 첫 뮤지컬에 도전하는 마마무의 솔라. 동갑내기 친구인 이들이 보여줄 호기심과 애틋함, 분노와 슬픔, 용감한 사랑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촬영장에서의 즐거웠던 티키타카, 신선한 케미스트리, 그들이 닿고자 하는 아름답고 신비한 세계에 대하여.
두 분이 함께 <마타하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솔라 TV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를 통해 김문정 음악감독님을 알게 됐어요. 다 함께 모인 자리에서 제게 뮤지컬 해볼 생각 없는지 여쭤보시더라고요.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 하고 싶어요.”하고 말씀드렸죠. 그러고 몇 달이 지났는데 진짜 전화를 주신 거예요. 너무 놀라서 “안녕하세요.” 인사를 드렸더니 바로 뮤지컬 말씀을 하셨어요. <마타하리> 음악감독을 맡게 됐는데 할 생각 있냐고요. 사실 제가 뮤지컬을 잘 몰라요. <마타하리>도 물론 모르고요. 솔직하게 잘 모른다고 말씀드렸고, 처음 도전해보는 장르니까 연습 일정이나 어떤 과정을 거쳐 이뤄지는지 등을 회사의 상의했어요. 제가 원래 새롭게 시도하는 일에 별로 두려움이 없거든요. 다시 감독님께 전화 드렸죠. 하고 싶다고요.
이창섭 어느 날 매니저 형이 “<마타하리>라는 뮤지컬이 곧 할 것 같은데…” 딱 여기까지 얘기했을 때 제가 바로 답했어요. “형, 그건 무조건 해야 해!” 아, 그런데 제가 왜 그렇게 얘기 했을까요? 무슨 역할을 할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영혼의 끌림 같은 건가…
두 분이 친하다고 들었습니다. 캐스팅되고 나서 서로 연락했나요?
솔라 네, 전화 받았어요.
이창섭 저는 ‘솔라’라고 써 있기에 ‘솔라’라는 캐릭터가 있는 줄 알았어요.(일동 웃음) 생각해보니까 같은 라인에 제 이름도 있어서 바로 전화했죠. “너 <마타하리>해?”
솔라 그래서 이 친구도 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온통 모르는 배우분들 속에서 아는 친구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웬걸요, 대본을 보는데 둘이 사랑하는 사이인 거예요. 입을 맞추고 하룻밤을 보내고 미치겠는 거죠. 얘랑 이건 좀 아니지 않나?(웃음)
이창섭 나도 싫거든!
한창 연습 중인 걸로 알고 있어요. 해보니 어떤가요.
솔라 이렇게 많은 배우분들과 스태프들이 계신지 미처 몰랐어요. ‘새로운 도전, 파이팅!’ 하고 들어왔다가 스케일에 깜짝 놀랐고요. 대규모 프로젝트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부터 긴장되더라고요.
이창섭 둘이 대면하는 장면에서 몰입이 잠깐이라도 깨지거나 솔라가 보이면 앗! 하고 웃음이 터질 때가 있어요. 하하. 근데 연출님께서 솔라 칭찬을 많이 하세요. 처음인데 자연스럽다고요.
솔라 뭐냐.(웃음) 창섭이는 가수면서 이제는 다작을 한 뮤지컬 배우잖아요. 연기하는 모습이 상상이 안 됐는데 막상 하는 거 보니까 너무 야무지게 잘해서 깜짝 놀랐어요. 우왕좌왕 초보인 저를 잘 리드해줘요.
이창섭 뭐냐.(웃음)
솔라 창섭이가 아이디어를 많이 내요. 이런 식으로 해볼까, 저렇게 해볼까 끊임없이 제안해요. 그런데 진짜 그렇게 해보면 더 자연스러운 거예요.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오늘 연습한 뒤의 소감을 듣고 싶어요.
솔라 늘 재미있어요. 그런데 연습이 이렇게 고된 일인지 몰랐어요. 저는 예전에 뮤지컬을 보면서 배우들의 동선이나 움직임이 거의 애드리브인 줄 알았거든요. 연습하면서 알았어요. 와, 귀신같이 철저하게 짜여진 거구나. 가수로 무대에 오를 때는 무대마다 마마무의 애드리브가 조금씩 다르거든요. 즉흥적인 부분이 많은 편인데, 뮤지컬은 절대 즉흥적일 수 없으니 처음에는 좀 충격이었죠.
이창섭 연출님께서 오늘 그러셨어요. “창섭 군이 책임지고, 솔라와 나머지 세 분의 아르망이 친해지게 만드세요.” 아니, 그걸 제가 어떻게 합니까.(웃음) 아마 뮤지컬 관객분들은 솔라에 대해서 궁금함이 많을 것 같아요. 솔라의 팬분들은 호기심과 흥미를 느낄 테고요. 저만의 착각일 수 있겠지만 우리가 신선한 케미를 일으키지 않을까요?
어떤 면에서는 극 전체가 마타하리에 달렸기 때문에 데뷔작이 <마타하리> 의 ‘마타하리’라는 건 대단한 일이긴 해요.
솔라 평소 걱정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거든요. 성공을 하든 망치든 일단 눈앞에 닥치는 일을 ‘해내야’ 직성이 풀리곤 해서, 처음제 앞에 놓인 뮤지컬이라는 것도 순수한 마음, 뜨거운 열정이 앞서 하겠다고 결심한 거예요. 얼마나 멋진 일이에요? 그런데 얼마 전 캐스팅 티저가 떴잖아요. 검색을 해보니 “뮤지컬이 처음인데 이 작품을 한다고?” 하는 글들이 많은 거죠. 부담감이 마구 엄습해오더라고요. 그렇다고 이제 와서 안 할 수가 없잖아요?(웃음) 부담을 느끼기보다 이러한 부담을 안고 더 즐기는 수밖에 없어요. 당연히 한번도 해보지 않은 가수가 이 대작에 주역을 한다니 충분히 걱정할 수 있는 일이죠. 그럼에도 스트레스 받지 말고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자, 하고 있습니다.
마타하리 직업이 댄서잖아요. 이 역할을 소화하기에 마마무 멤버로서 도움이 많이 되지 않아요?
솔라 제가 춤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춤에도 장르가 있잖아요. <마타하리>의 안무는 밸리 댄스가 강한 편이지만 제가 지금껏 보여 드렸던 건 힙합이 섞인 대중적인 춤이거든요. 한번도 밸리 댄스를 해본 적이 없어서 아예 기초부터 시작하고 있어요. 몸을 쓰는 부위가 다르니까 약간 어렵긴 한데 배우면서 헤쳐 나가야죠.
연기도 처음인데 재미있지 않아요?
솔라 맞아요. 노래보다 연기가 더 재밌어요. 제가 가수다 보니 노래부를 때 ‘틀리면 어떡하지’ ‘못 부르면 어쩌지’ 신경이 많이 쓰여요.
평소 부르셨던 노래 스타일과 많이 달라서요?
솔라 완전 달라요. 제가 처음 연습실에서 노래 불렀을 때 “그건 솔라 같아. 솔라처럼 부르지 말고 마타같이 부르자.” 이런 말씀을 많이 들었어요. 그럼 어떻게 불러야 하나 혼란스러웠죠. 게다가 뮤지컬은 관객에게 가사를 정확하게 전달하잖아요. 저는 그동안 팝 스타일의 노래를 듣기 좋게 불러왔기 때문에 굉장히 어색했어요. 8년 동안 제가 쓰던 창법이 있는데 갑자기 새로운 걸 하려고 하니, 한 달 만에 확 바뀌지는 않더라고요. 역할에 완벽하게 집중해서 마타가 될 때까지 연습할 수밖에 없어요.
무대 위와 달리 솔라 배우는 굉장히 차분하신 것 같아요.
솔라 방송에서 보면 웃기고 재미있고 성격 또한 셀 것 같잖아요. 마마무의 거의 모든 멤버가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고, 정말 조용해요. 오해받는 경우가 많아요.
창섭 배우는 가수 활동만으로도 바쁠 텐데 끊이지 않고 무대에 올라요. 이제는 배우의 눈빛이 생겼다니까요.
이창섭 한번 지나간 공연은 돌아오지 않아요. 오늘 내가 한 연기는 다음 날 절대 똑같이 할 수 없잖아요. 백 퍼센트 카피가 안 된단 말이죠. 그 사실이 너무 좋고, 또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제가 맡은 역할로 2시간 반에서 3시간 살아보는 경험은 아무나 못하는 일인데 이제 조금은 느낄 수 있어요. 잠시나마 작품 속 인물로살았다는, 잊혀지지 않는 기억 같은 거에 매력이 있어요. 징검다리를 건너는 느낌이랄까. 틀리면 제가 수습해야 하고 그 수습까지 틀어져버리면 안 되니까 긴장의 끈을 절대 놓지 못하는 것조차 이제는 매력입니다. 감사해요. 뮤지컬이든 음악이든 무대 위에 있을 때 살아있음을 느껴요.
대본을 읽었을 때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솔라 정말 두껍구나.(웃음) 이걸 어떻게 다 외우지? 대본을 받기 전에 마타하리 책을 읽어서 내용은 알고 있었어요. 역시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죠.
이창섭 묵직한 인물이 아니라 저로서는 편안한 느낌이에요. 아르망 대사를 읽으면서 ‘이 구간에는 위트도 한번 넣어볼까?’ 여기선 이런 표정을 지어도 괜찮겠다.’ 이것저것 시도하고 싶어져요.
창섭 배우는 아르망, 솔라 배우는 마타하리를 맡았어요. 어떤 인물이라고 생각하나요.
솔라 가장 처음 드는 생각은 ‘너무 멋있다! 대단한 여인이다!’. 제가 감히 어떤 사람이라고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고요, 마타하리의 인생을 들여다 보았을 때 시대가 아쉽다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어 요. 지금 태어났다면 정말 사랑받으며 행복하게 잘 살았을 텐데… 그분이 췄던 춤, 입었던 옷은 파격적이었잖아요. 곱게 보는 시선도 있었겠지만 거부의 시선 또한 많았을 거예요. 여러모로 힘들었을 것 같아요.
이창섭 아르망은 때묻지 않은 순수한 비행사이자 마타하리의 과거를 알고 있음에도 끝까지 사랑하고 지키는 인물이잖아요. 이건 모두 아는 사실이죠? 저에게 아르망은 호수 같아요. 물결 한번 치지 않고 바닥이 다 보이는 잔잔하고 투명한 호수, 그런 느낌이 에요. 재미있는 말을 잘하고 장난도 잘 치지만 마타에게는 물론 누군가에게도 한결 같아요. 추락할 때도 군인들에게 “남자답게 가자” 말하는 용감함은 굉장히 닮고 싶어요.
그렇다면 이창섭의 아르망, 솔라의 마타는 어떠한가요.
솔라 창섭이가 하는 아르망은 일단 재밌고요, 풋풋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가 넘쳐나요. 진지함 속에서도 유머와 쾌활함을 잊지 않아서 마타가 그런 모습에 반한 게 아닌가 싶어요.
이창섭 솔라는 아직 낯가림이 있는 마타하리? 무대 위에서 화려하고 거침없이 인도 춤을 추고 스트립쇼를 하지만 무대 밖에서는 보듬어줘야할 것 같은 여자. 주현 누나(옥주현 님)의 마타는 여자로서 당당한 삶을 계속 살 수 있도록 울타리가 되어 지켜줘야 하는 인물이라면, 솔라의 마타는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연민이 느껴지는 인물입니다.
제일 잘하고 싶은 장면, 혹은 난이도가 높아서 애쓰고 있는 장면이 있나요.
솔라 ‘마지막 순간’은 너무 어려워서 잘해내고 싶은 장면이예요. 클라이막스이기도 하고 이 노래가 정말 어렵거든요. 감정을 이어가면서 불러야 하니까 더 쉽지 않아요. 하지만 정말 잘하고 싶어요.
이창섭 다 잘하고 싶은데 특히 잘하고 싶은 장면은 격납고에서 부르는 ‘추락할 땐’이라는 노래요. 마타와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아르망이라는 인물을 소개하는 ‘저 높은 곳에’라는 넘버가 있는데, 저는 오히려 ‘추락할 땐’이 진짜 아르망이 어떤 사람인지 표현하고 있는 것 같거든요. ‘인생은 단 한 번, 어차피 우린 빌려온 시간을 살아가는 삶, 추락할 땐 끝을 찬란하게 맞아, 우린 영웅답게 위대하게 빛나, 추락할 땐 바쳐 목숨까지 전부, 누구보다 남자답게’… 죽음을 각오하는 상황에서 마타 생각은 하지 않았을까. 죽음 자체만을 생각하지 않았을 것 같아서 복잡한 감정을 표현하고 싶은데,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이해될 때까지 생각하는 편인가요.
이창섭 아뇨, 그렇지는 않아요. (웃음)
지금은 그런 것 같아서요.
이창섭 이해될 때까지 생각하다가 중간에 머리 아파서 그만 둬요. 그러고 나서 연습할 때 생각한 부분까지 던지면 해결되곤 해요. 머릿속에서 쥐어짜도 나오지 않으면 딱 멈추고, 머릿속에 있는 걸 끄집어내요. 그래야 못 보던 걸 다시 담을 수 있어요. 60% 정도 준비해서 시도해본 다음에 나머지는 다른 배우분들이 하시는거 보면서 생각하고, 객석 위치를 떠올리면서 고민하고, 그러면서 나머지를 채워요.
가장 좋은 넘버는 무엇인가요.
솔라 저는 ‘인생이란’이요. 1차 세계대전 중에 아르망은 비행하러 가야 하고, 마타는 불안해하면서 공연을 이어가요. 상황도 마음도 어지러운 상태에서 아르망이 이렇게 말하죠. “전쟁이 아련한 기억이 될 쯤엔 우린 뭘 하고 있으려나.” 그때 부르는 노래예요. ‘작은 카페를 열고서 해질녘까지 실컷 자고… 영원히 늙지 않는곳 파리에서 예쁘게 나이 들겠지.’ 아르망과 함께 부드럽고 밝게 부르는데 너무너무 슬퍼요. 노래도 좋고요.
이창섭 ‘나의 전부’요. 이 노래가 제일 좋아요. 아르망이 병원에서 편지를 쓰면서 1절을 부르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마타가 짠 하고 나타나서 2절을 함께 불러요. 노래 자체가 너무 좋아요. 너무 슬프고 아름다운 장면이죠.
아르망은 마타의 과거도 현재도 선입견 없이 이해하고 존중해요. 실제 창섭배우도 누군가를 사랑하면 이럴까요.
이창섭 그쵸. 솔직히 그 사람이 과거에 뭘 했든 무슨 상관이 있나요. 지금 내 앞에 있는 누군가가 내가 느끼기에 좋고 괜찮은 사람이다 싶으면 사랑하는 거지, 굳이 과거를 알 필요가 있을까요.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솔라 다른 작품을 해보지 않았지만 연습실에 있는 시간이 참 좋아요. 슬프고 안타깝지만 아름다운 사랑, 여기에 맞는 가슴 떨리는 노래가 있으니까요. 관객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창섭 <마타하리>의 가장 큰 매력은 당연히 넘버죠. 노래가 너무 좋고 트렌디해요. 드라마와 감정선을 따라 기가 막히게 작곡해 놓으셨어요. 듣는 이들의 마음을 후벼 팔 정도로 말이죠! 눈이 번뜩 이는 화려함도 갖춰져 있고 저희 모두 열심히 하고 있으니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Attention, Please!
뮤지컬 <마타하리>
기간 2022년 5월 28일-8월 15일
시간 19:30 화·목|14:30 19:30 수|
14:00 19:00 금·토·공휴일 15:00 일
장소 샤롯데씨어터
가격 VIP석 15만원|R석 13만원|S석 10만원|A석 7만원
출연 옥주현 솔라 김성식 이홍기 이창섭 윤소호 최민철 김바울 외문의 02-6391-6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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