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말, 중국 우한에서부터 갑작스럽게 찾아온 코로나 바이러스는 지금까지 세계 시장과 문화, 예술계를 암흑기로 접어들게 만들었습니다. 레스토랑과 영화관, 미술관은 문을 닫았고 사람들은 집에 갇혀 마스크와 생필품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나갔습니다.
매년 봄이 되면 많은 미술관들과 갤러리들은 지난해부터 준비해온 새로운 전시가 열리곤 합니다. 하지만 올해는 그럴 수 없었고, 코로나 덕분(?)에 문화, 예술계는 새로운 도전들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문화기관들은 예술가들과 함께 코로나 극복의 메시지를 담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기획되어 있던 전시를 온라인 플랫폼으로 대체하기도 하고, 예술품 경매 기관들은 온라인 경매를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모든 도전이 성공적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문화 예술계의 이 도전은 앞으로 우리에게 다시금 닥칠 수 있는 위기와 코로나 이후 시대에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지에 대한 실험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실험들 중에서도 나이를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대중적인 게임 "마인크래프트"와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활용한 문화 예술계의 시도들이 최근 주목받고 있습니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작은 섬에서 작물을 가꾸고 집을 구하는 등 일명 힐링을 위한 게임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게임은 나의 집과 마을을 가꾸어 나갈 수 있을 뿐 아니라 온라인을 통해 지인들을 초대하거나 다른 사람의 섬을 놀러 가는 등의 교류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능일 이용해 한 유저는 집을 미술관으로 꾸미고, 유명 걸작들로 보이는 그림들을 걸어 놓거나, 자신의 그림을 전시해 놓는 등, 게임을 활용한 문화 시설을 만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이 유저는 코로나 때문에 집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 많은 사람들이 지인들과 가족들을 끊임없이 연결하고 유대를 맺는 방법을 찾던 중 미술관 만이 가졌던 힘을 게임에 접목해보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게임을 이용한 이러한 시도는 비단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명품 패션 브랜드 '발렌티노'와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의 브랜드 마케팅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취소된 런웨이를 대신하여 게임 내에서 새로운 디자인들을 발표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게임 내에서 자신의 옷을 만들 수 있는 '마이 디자인' 기능을 이용해 자사의 올봄 컬렉션을 구현한 것입니다. 발렌티노는 게임 내에 자신들의 옷을 구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집을 꾸미는 기능을 이용해 게임 내 공간을 스튜디오처럼 꾸며 패션 촬영장을 구현하는 등 게임의 기능을 창의적으로 활용한 노력들이 엿보였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게임을 이용한 코로나 극복 방법은 문화 예술계 뿐만 아니라 어린이날을 맞이한 국내에서도 활용되었습니다. 청와대에서 어린이날을 맞이해, 집에 머물러있어야 하는 어린아이들을 위한 '마인크래프트 청와대 맵'을 배포한 것입니다. 본래 청와대는 매년 어린이의 날마다 전국의 어린이들을 초청하여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를 탐방하는 행사를 진행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 사태가 벌어진 만큼, 해당 행사가 진행되기 어렵게 되어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마인크래프트' 게임을 이용해 해당 행사를 진행하게 된 것입니다.
청와대에서 배포한 청와대 맵은 어린이날 행사 때마다 개방되는 청와대의 녹지, 대통령 집무실, 영빈관 등의 시설을 구현해 놓았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실제론 하기 힘든 청와대 시설을 이용한 액티비티 활동도 구현되어 있습니다. 해당 맵은 청와대에서 배포한 링크를 통해 공개되어 있으며, 직접 다운로드해 설치한 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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