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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그림이라 평된 라파엘로의 <시스티나 성모>가 완성된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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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9. 18:109,756 읽음

<시스티나 성모>

오랫동안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순례의 대상이 되어왔던 라파엘로의 <시스티나 성모>는 그의 그림 중에서도 유독 걸작이라고 평가되는 그림입니다. 그림에선 온화한 얼굴의 성모가 아기 예수를 품에 안고 이제 막 한 발자국 내딛는 순간의 모습을 담겨 있습니다.

단순히 처음 이 그림을 접했을 땐 사실 왜 그의 위대한 작품들 중 이 그림이 가장 높게 평가될까라는 의문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런 의문의 해답은, 그가 생애 동안 이 그림을 위해 노력해온 과정에 숨어 있습니다. 사실 1513년과 1514년 사이에 그려진 걸로 추정되는 <시스티나 성모>가 그려지기 전, 라파엘로는 성모와, 아기 예수라는 주제로 30점도 넘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가 불과 37년의 생을 산 것을 감안하면, 그의 생애 동안 성모와 아기 예수라는 주제가 얼마나 많은 비중을 차지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발다키노의 성모>

<시스티나 성모>의 출발점이 된 라파엘로의 그림은 아마도 <발다키노의 성모>일 것입니다. 1506과 1508년 사이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그림은 <시스티나 성모>에서처럼 다른 이들보다 조금 높은 위치에 성모와 아기 예수가, 그 발밑에 아기 천사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 양옆으론 성 베드로와 베르나르 드 클레르보, 야고보, 아우구스티누스가 그려졌고 당시에 인기 있던 기법인 투시를 이용해 관람자의 시선을 성모와 아기 예수로 흐르도록 건축배경이 표현되었습니다. 라파엘로는 성모와 아기 예수 그림을 수없이 그렸지만 <시스티나 성모>와 같은 구도로 표현된 최초의 그림은 <발다키노의 성모>입니다.

<폴리뇨의 성모>

이후 그가 다시 비슷한 양식의 표현을 연구한 그림은 1511년과 1512년 사이에 그려진 <폴리뇨의 성모>입니다. <시스티나 성모>가 그려지기 불과 몇 년 전의 그림입니다. <폴리뇨의 성모>는 <시스티나 성모>보다는 조금 복잡한 배경이 표현되었습니다. 성모와 아기 예수는 이전의 그림들 보다 높은 위치에 그려져있고, 그들의 아래 그려진 아기 예수는 다른 그림들보다 조금 더 익살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습니다. 일전의 그림의 배경이 건축물이었다면, 이번엔 천상에서 이제 막 지상으로 내려오고 있는 듯한 연출이 사용되었습니다.

이렇게 라파엘로의 지난 그림들을 보면 <시스티나 성모>는 여러 가지 면에서 완성형에 가까운 그림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구도와 배경은 간소화되고, 성모와 아기 예수를 비추는 후광은 더욱 밝아지고 커졌으며, 아기 천사들이 화면을 차지하는 비율은 적어졌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그림을 보며 더욱 성모와 아기 예수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치 극이 막 시작하기라도 한 듯 양옆으로 걷어지고 있는 커튼 뒤로 나타난 성모는 여전히 우아하고 온화한 표정으로 우리와 시선을 마주칩니다. 

라파엘로의 이런 거듭된 연구와 고민의 과정이 드러나는 일련의 그림들을 보니 그토록 그의 성모 그림 중 <시스티나 성모>가 가장 완벽한 그림으로 평되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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