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고북손의 포켓몬도감

윤겔라와 후딘- 마술사 포켓몬

고북손님의 프로필 사진

고북손

공식

4만 팔로워

2017.07.10. 20:11111,143 읽음



-에스퍼



에스퍼는 굉장히 독특한 타입입니다.

일반적인 속성을 다루는 게임에선 에스퍼 같은 타입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말하자면 대부분의 게임들은 불, 물, 땅, 바람과 같은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4원소에서 파생된 속성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포켓몬이 처음 발매되었던 90년대에는 거의 모든 게임들이 이렇게 한정되고 정형화된 타입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발매한 타입이 무려 15가지나 존재하는 포켓몬스터는 굉장히 이색적인 게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세 타입이 추가되어 총 18가지 타입이 되었다.



이렇게 포켓몬스터는 다른 게임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차원이 다른 무수히 많은 타입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최근까지도 이렇게나 많은 타입을 가지고 있는 게임은 손에 꼽는데요

포켓몬에 이렇게까지 타입이 많은 이유는 바로 별 이상한 타입을 다 만들어놨기 때문입니다.


가령 예를 들자면 다른 게임에서는 결코 분류되지 않는 '벌레' 타입,

'땅' 타입과 '바위' 타입으로 완전히 분리된 너무나 세밀화된 타입들은 그 수를 엄청나게 불려놨습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포켓몬 제작진들이 오컬트나 신비한 것에 너무나도 관심이 많아서

'고스트' 라던가 '에스퍼' 같은 참 이상한 타입도 만들어 놓았습니다.


-제작진들은 최면술과 도플갱어에 관심이 많다.



물론 지금은 오랜 시간이 지나며 익숙해졌지만,

사실 '유령' 타입과 '초능력' 타입이라는 개념은

무언가 쉽게 그 원리를 이해하기엔 충분히 의구심이 들만한 이상한 타입입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에스퍼는 이런 괴상함의 극치를 달리는 정말 알 수 없는 타입이었는데요

1세대에 등장한 최면술을 사용하는 슬리퍼, 판토마임을 사용하는 마임맨까지

에스퍼는 무언가 신묘한 묘기나 비현실적인 초능력을 모티브로 포켓몬을 만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지금까지 에스퍼 포켓몬의 대명사로 불리는 캐이시- 윤겔라- 후딘 시리즈는 

말 그대로 초능력 그 자체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특이한 포켓몬이었습니다.


-초능력 삼형제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오컬트나 초능력에 관심이 많았던 포켓몬 제작진들이

이 세 포켓몬을 만드는 과정에서 실제로 존재했던 초능력자나 

유명한 마술사들을 모티브로 삼았다는 것입니다.


애초에 캐이시, 윤겔라, 후딘이라는 이름 자체가

실제 존재했던 인물들의 이름을 아주 조금 변형하여 만들어졌으니까요.

자 그렇다면 오늘은 이 세 포켓몬이 어떤 인물들을 모티브로 삼았는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잠자는 캐이시



초능력 포켓몬 그 첫번째 주자는 바로 캐이시입니다.

작고 귀여운 캐이시는 정말 특이한 설정을 지니고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아직 초능력을 자유자재로 쓰기에는 많이 미숙하기 때문에

 한번 초능력을 사용하면 지쳐버려서 하루에 무려 18시간을 잔다는 것입니다.


사실 초능력이란 정말로 강력한 힘이기 때문에 충분히 납득이 가는 설정입니다.

이런 독특한 설정은 캐이시의 도감설명을 읽어보시면 확실히 알 수가 있습니다.



-잠만보가 따로없다.



이렇게 캐이시는 지쳐버린 뇌를 휴식시키기 위해 엄청난 시간의 잠을 잡니다.

캐이시의 이런 재미있는 설정은 다른 게임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아주 괜찮은 설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도대체 캐이시의 이러한 설정은 어떻게 탄생하게 된 것일까요?

물론 우리는 이런 특이한 설정을 그저 재미있게 읽고 만족하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가끔씩은 왜 이런 설정이 탄생하게 되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캐이시가 하루에 18시간이나 자는 특이한 포켓몬이 되어버린 이유는 바로

이 포켓몬이 잠자는 초능력자 '에드가 케이시' 에서 따왔기 때문입니다. 


-잠자는 예언가 에드가 케이시



에드가 케이시는 당시 아주 유명한 초능력자였습니다.

약 100년전 활동하였던 그는 후두염에 의해 어릴적 목소리를 잃게 되었고,

최면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치료하던 과정에서 놀라운 능력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최면을 통한 무의식 상태에서 이해할 수 없는 영적인 능력을 발휘한다는 것인데요

원인 모를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병을 알려주거나 다른 사람들의 전생을 읽어주기까지,

이렇게 그는 놀라운 초능력을 발휘하며 수많은 사람들에게 선행을 베풀고 다니게 됩니다.


또한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여 수많은 예언을 남기기도 하였는데요,

케이시의 예언은 지금까지도 ARE(the Association for Research and Enlightenment) 라는 협회를 통해 관리되며 그의 예언들은 하나씩 검증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ARE 협회의 에드가 케이시 소개 영상



자 이렇게 수많은 예언을 남기고 최면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초능력을 보여준 에드가 케이시는

최면에 빠져 능력을 발휘하는 모습 때문에 '잠자는 예언가' 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포켓몬 제작진들은 이러한 당대의 예언가 케이시의 모습에 영감을 받아

잠자는 초능력 포켓몬 '캐이시' 를 만들게된 것입니다.



-잠자는 포켓몬 케이시는 잠자는 초능력자 캐이시에서 영감을 얻었다.



잠자는 초능력 포켓몬의 모티브가 실존하던 잠자는 예언가라니,

한편으로는 납득이 가면서도 에스퍼타입이 더욱 묘하게 느껴지네요..


그런데 정말로 에드가 케이시는 위대한 초능력자이자 예언가였을까요?

물론 그는 생각보다 많은 예언을 적중시켰고 14000명이 넘는 사람들을 치료해주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적중시킨 예언만큼이나 빗나간 예언도 굉장히 많으며

그의 검증된 영적 능력은 사실 수많은 추종자들의 믿음에 일거한 경우가 많았다고도 전해집니다.


- 열렬한 추종자였던 Thomas Sugrue 는 케이시 신화를 만드는데 큰 일조를 하게된다.




사실 지금까지 잘 알려진 대부분의 초능력자와 예언가들은

언론의 포장에 의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이순간에도 케이시의 3만건이 넘는 예언들은 현실의 사건들과 일치하도록 분주하게 짜맞춰지고 있습니다만,

이제와서는 그가 정말로 영적인 능력을 지닌 초능력자였는지,

혹은 그저 훌륭한 퍼포먼스를 지닌 유명인이었는지 우리는 알 방법이 없습니다.


이렇게 캐이시의 모티브가 되는 인물은 아직까지도 많은 의문에 싸여 있습니다.


-충격과 공포의 윤겔라



두번째 포켓몬 윤겔라는 어릴적 우리들에게 엄청난 충격과 공포를 주었던 포켓몬입니다.

체육관 시합 도중 캐이시가 갑자기 윤겔라로 진화를 하면서

숟가락 하나를 들고 피카츄를 완전히 처참하게 끝장냈으니까요.


이 이야기는 제가 이전에 '절묘한 원작 고증- 초련 관장전 리뷰' 를 통해 한번 다루어본적이 있습니다.




아무튼 윤겔라는 캐이시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월등히 강력한 초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충격과 공포의 애니메이션을 통해 대중들에게 심각한 각인을 남긴,

말하자면 초능력 포켓몬의 대명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숟가락 살인마가 따로 없다.



자 이렇게 대중매체를 통해 굉장히 유명해진 포켓몬인 윤겔라는

사실 그 유명세 만큼이나 더더욱 유명한 실존 인물에서 모티브를 따왔습니다.


이 인물은 한국에도 내한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미 많은 분들께서 아주 잘 알고 있을텐데요

에드가 케이시의 뒤를 이어 포켓몬이 만들어지던 당시까지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초능력자였던

'유리겔라' 가 바로 윤겔라의 모티브입니다.


-마술사 유리겔라



유리겔라는 이스라엘 출신의 마술사입니다.

그는 성공적으로 자신의 쇼를 흥행시키며 당시 일어나던 초능력 붐에 편승했습니다.

그리고 부와 명예를 손에 쥐며 가장 유명한 초능력자가 되어 전 세계를 돌았습니다.


당시 포켓몬스터가 한창 개발되던 도중에도 유리겔라는 초능력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었는데요

그렇기에 초능력 포켓몬에게 '윤겔라' 라는 이름을 준 것은 전혀 이상할 것이 없어보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궁금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도대체 왜 윤겔라는 숟가락을 하나 들고 다니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굉장히 단순한데, 유리겔라의 트레이드 마크가 바로 '스푼밴딩' 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를 상징하는 마술이 바로 '스푼밴딩' 이다.



유리겔라는 스푼밴딩에 일가견이 있었습니다.

가장 '초능력' 에 가까운 현상을 보여주는 스푼밴딩을 통해 유리겔라는 크게 이름을 알릴 수 있었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대표적으로 스푼밴딩을 시연하여 자신의 명성을 높였습니다.


그가 오래전부터 얼마나 스푼밴딩을 많이 하고 다녔는지를 알아보려면

그의 사진들을 몇장 살펴보시면 됩니다.  



-이정도면 스푼 성애자가 따로없다.



이렇게 자신의 이미지를 확실히 각인시킨 유리겔라는 성공적으로 자신의 활동을 이어나갔습니다.

그렇기에 그의 초능력을 대표하는 트레이드 마크인 '숟가락' 을 포켓몬 제작진들이 

윤겔라의 아이템으로 사용한 것도 결코 이상하다고 볼 수가 없습니다.


사실 작중에서는 윤겔라 이외에도 숟가락과 관련된 요소들이 생각보다 자주 등장합니다.

윤겔라 전용기중엔 숟가락을 휘는 기술도 있으니까요.


- 기술중에 스푼밴딩이 있다..



윤겔라의 전용기인 숟가락휘기는 사실상 사용할 일이 전혀 없는 영 좋지 못한 기술입니다만,

이런 숟가락휘는 기술이 에스퍼타입 기술로 만들어질 정도면

당시 '숟가락'이 가지는 초능력적인 이미지가 얼마나 강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유리겔라가 아니었다면 숟가락휘기는 차력으로 분류되어 격투타입이 되었을테니까요.

제작진들의 숟가락 사랑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데,

포켓몬 게임에는 이런 전용기뿐만 아니라 숟가락과 관련된 아이템도 있습니다.


-휘어진 스푼도 있다.



제작진들은 한술 더 떠 '휘어진 스푼' 이라는 아이템도 만들게 됩니다.

구부러진 숟가락을 지니고 있으면 에스퍼 타입의 기술 위력이 오른다니,

밥 떠먹는 용도인 숟가락이 무슨 마법의 지팡이가 되어버린 현실이 참 아이러니 하지만

한편으로는 단 한 사람에 의해 숟가락에 '초능력'이라는 이미지가 구축되었다는 사실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지네요.


-스푼밴딩을 연구하는 초능력자들
-포켓몬 세계에선 초능력을 판가름하는 기준이 스푼밴딩이다.



이렇게 포켓몬 세계에서 숟가락은 그야말로 초능력을 대표하는 이미지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유리겔라는 과연 그의 주장대로 진짜 '초능력자' 였을까요?

사실 저는 처음부터 여러분들에게 유리겔라를 '마술사'로 소개했습니다.


말하자면 유리겔라는 초능력자가 아닌 자신의 이미지를 잘 구축한 '마술사' 입니다.

문제는 그가 세계를 돌면서 자신의 퍼포먼스를 보여줄때 자신을 '초능력자' 라고 설명했다는 것입니다.


마술은 '트릭을 사용하여 불가능한 현상을 가능하게 표현하는 공연예술' 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초능력자' 라고 포장한다면 거짓말이 됩니다.

유리겔라의 가장 큰 실책은 바로 그것이었고 결국 초능력 헌터 제임스 랜디에게 공격을 받게 됩니다.


- 수많은 사기꾼들을 잡아낸 마술사 랜디



위대한 마술사 랜디는 어릴적 마술을 악용하여 초능력자 행세를 하는 사기꾼들을 많이 봐오게 됩니다.

그리고 간단한 트릭을 이용해 부당한 돈을 갈취하는 그들을 막기 위해

자신을 초능력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검증하는 '초능력 사냥꾼' 을 시작하게 되는데요.


'100만 달러 초능력 챌린지' 혹은 한국에서 방영했던 '도전 백만달러- 초능력을 찾아라'

등의 방송을 통해 랜디는 마술을 악용하는 수많은 사기꾼들을 검거하곤 했습니다.

참고로 지금까지 이 방송에서 초능력을 인정받아 백만달러를 받아간 사례는 없습니다.


-제임스 랜디가 방송에서 직접 구부린 포크


아무튼 랜디는 가장 유명한 프로였던 쟈니카슨 쇼에 깜짝 등장하여

유리겔라가 트릭을 사용하지 못하게 감시하는 방법을 미리 스텝들에게 일러놓고

그의 초능력이 완벽히 거짓임을 밝혀냅니다.


여기서 랜디는 스푼 밴딩에 계속해서 실패하는 유리겔라를 바라보며
 
'숟가락을 그렇게 어렵게 구부리는 놈은 처음 본다' 라는 명언을 남기게 됩니다.

이렇게 초능력자를 주장하던 어느 마술사의 거짓말은 완전히 끝나게 됩니다.

-유리겔라는 지금도 마술사로써 활동하고 있다.



사실 유리겔라는 그 후로도 마술사로써 좋은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근엔 그의 마술적 이론과 트릭을 담은 렉쳐DVD를 발매하였고

지난 2015 마술올림픽 FISM 에선 수많은 후배들에게 자신의 일대기를 담은 강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몇년 전에는 아이폰6 밴딩 게이트 논란과 더불어 아이폰6를 구부리는 마술을 시연하는 등

스푼 밴딩으로 구축한 자신의 이미지를 아직까지도 이어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비록 진짜 초능력자는 아니었지만, 그가 구축한 자신만의 강인한 이미지는

그 어떤 마술사도 해내지 못한 그야말로 대단한 능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폰6를 구부리는 유리겔라



사실 유리겔라는 윤겔라가 자신의 이미지를 무단으로 사용한 포켓몬이라고 소송을 걸기도 했는데요,

이 기막힌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 이제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한 마지막 포켓몬이 남았습니다.

캐이시와 윤겔라를 거쳐 마지막으로 다루어볼 초능력 포켓몬은 바로 후딘입니다.


-초능력 끝판왕



후딘은 굉장히 강력한 포켓몬입니다.

1세대부터 사기 타입으로 정평난 에스퍼타입을 지닌 얼마 되지 않는 포켓몬이자

135의 막강한 특공과 빠른 스피드로 배틀 판도를 휘어잡았기 때문에

그당시 후딘을 이길 수 있는 포켓몬은 많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후딘의 강력한 성능은 이전에 제가 한번 다루어본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후딘은 한동안 에스퍼 타입의 대명사였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후딘의 드높은 명성에 걸맞게

후딘의 모티브가 된 인물도 바로 '마술의 대명사' 라고 불리던 인물이었습니다.


20세기 대공황시절 미국을 휩쓸었던 그 마술사의 이름은 바로 '해리 후디니' 입니다.


-대마술사 해리 후디니


역사상 가장 유명한 마술사였던 후디니는 수많은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흔히 '탈출 마술의 대가' 라고 불렸습니다.


그의 본래 이름은 에릭 와이즈 (Erich Weiss) 였는데,

근대 마술의 아버지인 로베트 후딘에게서 영감을 받아 그는 후디니 라는 예명을 사용하게 됩니다.


후디니는 우리가 잘 알고있는 그랜드 일루전, 즉 초대형 마술들을 자주 했는데요

무대에서 코끼리를 사라지게 하거나 단단한 벽을 뚫고 지나가는 등

우리가 마술을 생각할때 떠올리는 것들을 20세기의 무대에서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그가 '탈출 마술의 대가' 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이유는

바로 그가 말 그대로 탈출 마술을 충격적일 정도로 잘 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탈출했다.



사실 그때만 하더라도 탈출마술은 후디니 그 자체였습니다.

그의 몇가지 일화를 말하자면 금고 회사의 도전을 받고 신형 금고에 들어가 문을 열지도 않고 탈출하고

즉석에서 만든 나무 상자에 들어가 바다에 빠진 뒤 그곳에서 탈출했습니다.


말 그대로 그는 엄청난 능력을 지니고 있었는데요

오죽하면 사람들은 그가 사이비 교주가 되려고 마음만 먹었다면 인류 사회에 엄청난 재앙이 닥쳐왔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그는 '초능력자' 라고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습니다.


-그는 카드 마술의 왕이라고도 불렸다.



그런데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그는 앞서 말한 두 인물들과는 다르게

자신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주장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은 초능력자가 아닌 마술사라고 말이지요.


그런데 오히려 사람들은 그의 말을 믿지 않았고,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셜록 홈즈의 저자 코난 도일마저 그에게 영매 능력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코난 도일은 후디니의 절친한 친구였다.



이렇게 오히려 사람들이 그의 전능한 능력을 초능력으로 몰아가자

그는 자신의 능력이 초능력이 아닌 인간의 힘으로 충분히 가능한 것이라고 명확히 공표합니다.

그리고 그 누구나 설명을 들으면 납득이 가능한 정상적인 방법을 마술 재료로 사용할 뿐이라고 말이지요.


심지어 그는 초능력 헌터로 활동하며 수많은 영매사들을 검거했는데요.

그 당시 수많은 사람들이 영매사, 초능력자를 자처하며 부당한 이득을 챙겼음을 감안해보면

그가 얼마나 상식적으로 올바른 일을 행했는지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세기의 마술사가 될 수 있었을까요?

물론 그의 위대한 마술과 결코 굴하지 않는 도전 정신이 그의 명성을 만드는데 일조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마술사가 되었던 이유는 바로 역사적 배경에 있습니다.


-당시 세계는 대공황 상태였다.



해리 후디니가 활동하던 1900년대는 세계가 경제 대공황이 불어닥친 시기였습니다.

당시 산업혁명과 함께 무한한 발전을 꿈꾸던 시대에서

부푼 꿈을 안고 살아가던 대중들에게 갑자기 불어닥친 경제 대공황은 모두를 충격과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렇게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대공황 속에서 갑자기 나타난 해리 후디니는

그 어떤 말도 안되는 위험천만한 도전 앞에서도 결코 굴하지 않고

절대로 불가능할 것만 같은 끔찍한 상황에서도 완벽하게 탈출해보이는 묘기를 선보이며

사람들에게 '경제 대공황' 또한 반드시 탈출할 수 있다는 큰 희망을 전해준 것입니다.


이것이 대중들이 해리 후디니에게 열광하였던 가장 큰 이유였고

마술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전해준 후디니는

그야말로 에스퍼의 최강자인 '후딘'에게 가장 걸맞는 모티브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케이시, 유리겔라, 그리고 후디니



오늘은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세 포켓몬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이 세마리의 포켓몬은 에스퍼라는 타입에 걸맞게 그야말로 특별한 모티브를 지닌 포켓몬인데요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더 재미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세 포켓몬의 진화의 순서가 조금 이상하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케이시는 초능력자였으며, 유리겔라는 한때 초능력자로 오인받던 마술사였습니다.

그리고 해리 후디니는 스스로 초능력자가 아닌 마술사라고 했습니다.


말하자면 세 포켓몬은 '에스퍼' 타입인데

오히려 진화할수록 그 모티브는 초능력자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진화할수록 초능력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도대체 왜 포켓몬 제작진들은 진화의 순서를 이렇게 맞춘 것일까요?

이 의문점을 해결하려면 우리는 이것을 반대로 생각해봐야 합니다.

우리는 이미 저 세 인물에 대해 면밀한 파악을 마친 상태이니까요.


자신이 '초능력자'라고 주장한 케이시,

'초능력자'가 아님을 결국 인정한 유리겔라,

그리고 초능력 헌터로 활동하며 '초능력자' 임을 부정한 후디니,


사실 포켓몬 제작진들은 제 예상보다 '마술' 이라는 분야에 일가견이 깊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들은 정말로 '위대한' 마술사가 무엇인지도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네요.

세상에는 지금도 '초능력자'를 사칭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고북손의 포켓몬도감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