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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에게 죽음과 영감을 줬던 술 '압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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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3. 18:105,044 읽음

압생트

아름다운 에메랄드빛이 감도는 술 '압생트'는 증류한 알코올에 아니스, 회향, 쓴쑥이라는 세 가지 허브를 빻아 넣은 후 그것들 다시 증류해 만들어낸 스위스 출신의 술 중 하나입니다. '압생트'는 현재에도 생산되고 있지만 신경적인 문제를 일으 켰던 과거의 압생트와는 레시피가 많이 달라진 상태입니다. 과거 만들어지던 압생트의 주원료인 '쓴쑥'에 들어있는 '투존'이라는 성분이 신경계에 강한 영향을 줘서 이를 마신 사람은 환각을 보게 되고 강한 중독 증세를 겪게 되었다고 합니다. 때문에 사람들은 이 술에 '초록 요정' 혹은 '악마의 술'이라는 별명을 붙여 불러왔습니다.

좌측부터 아니스, 회향, 쓴쑥

그 특유의 신경을 자극하는 물질과 값싼 가격 때문이었을까요? 많은 예술가들과 유럽의 수많은 사람들은 압생트를 사랑하고, 중독되었습니다. 때문에 화가들이 그린 수많은 작품에서 압생트와, 압생트를 마시는 사람들이 등장했습니다. 화가들은 압생트가 그들의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을 표현하기도 했고, 그 술의 신비함, 혹은 위험성을 암시하듯이 그려내기도 했습니다. 

에드가 드가의 <압생트 한 잔>(좌), 빅토르 올리바의 <압생트를 마시는 사람>(우)

압생트를 그림에 담았던 화가 중 한 명인 빈센트 반 고흐도 이 지독한 술 압생트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가 귀를 자른 이유가 압생트로 인한 신경 자극과 환각으로 인한 우발적 행동이었다는 주장이 나왔을 정도였습니다. 그가 그린 온화한 색감의 <밤의 카페>나 <해바라기>도 압생트 중독의 부작용으로 겪은 '황시증'으로 인해 탄생한 작품일지 모른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의 <압생트가 있는 정물>

뿐만 아니라 이 지독한 술이었던 압생트로 삶의 희망을 찾으려 했던 '툴루즈 로트렉'이란 화가도 있습니다. 신체적 장애를 겪었던 그에게 자신을 조롱하던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나 세상의 고통을 잊게 해줬던 건 압생트와 물랭루주의 여인들이었습니다. 그는 압생트를 마실 때서야 비로소 평온을 얻었고 마음의 강함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그를 위로해줬던 압생트가 그의 죽음을 앞당겨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게 할 줄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툴루즈 로트렉의 <카페에 있는 부알로 씨>

고흐와 로트렉 처럼 압생트를 마셨던 화가들 고갱, 마네, 드가, 피카소 등과 같은 인물들이 모두 압생트 때문에 죽음의 문턱을 밟은 건 아니지만 그 술의 신비로움에 매혹되기도 하는 한편 환각과 중독 증세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었었습니다.

피카소의 <압생트를 마시는 여인>(좌), 장 베로의 <술 마시는 사람들>

1908년 스위스에서 압생트를 마신 남성이 자신의 가족을 잔인하게 살해하는 사건이 있었고, 압생트에 중독됐던 사람들의 범죄 사건들이 속출하면서 압생트에 대한 사회적 조치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공식적으로 압생트의 제조를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되었고, 스위스를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압생트를 '금지 약물'로 지정했습니다. 현재는 레시피를 바꿔 과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압생트를 만들어 유통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만큼은 여전히 수입 금지 품목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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