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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여행을 위한
소소한 팁 10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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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조쵸

공식

2020.04.02. 22:171,675 읽음

파리에서 한 달 정도 여행 겸 업무 겸 머무른 적이 있다. 최근은 아니다. 돌아온 뒤로 한동안 '파리병'에 걸려 당시의 정취에 취해 틈만 나면 파리행 비행기 티켓을 들여다보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온전히 일상으로 돌아와 그때의 사진과 영상을 들춰보며 추억에 잠긴다. 파리를 그리워하며, 그리고 지금의 이 코로나19 사태가 하루빨리 진정되고 회복되길 바라며, 언젠가 파리로 향할 여행자들을 위해 소소한 팁 몇 개를 적어본다.



1. 파리에 왔으면 에펠탑부터. 에펠탑은 파리 곳곳에서 잘 보이는 편이다. 그것은 높은 건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도시 자체가 세계적인 문화유산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있다면 몽파르나스 타워(Tour Montparnasse) 정도인데, 오히려 이 빌딩 옥상 테라스가 에펠탑 전망 명소로 손꼽힌다.

에펠탑
Champ de Mars, 5 Avenue Anatole France, 75007 Paris,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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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를 넘어 프랑스의 상징과도 같은 에펠탑은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 때 완공된 철탑으로 설계자인 프랑스의 건축가 귀스타브 에펠(Eiffel)의 이름을 땄다. 완공 당시 흉물이라며 꽤 많은 지탄을 받았지만, 이렇게까지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랜드마크가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이렇게 에펠탑을 옆에 두고 넓은 공원에서 호사스러운 산책을 즐겨도 되고

가까이 가서 15만 개의 철제 부품과 250만 개의 나사를 세밀하게 관찰해도 되고 

프랭탕 백화점(Au Printemps) 루프탑에 올라 탁 트인 파리 시내 전경과 멀리서 감상해도 되고

에펠탑 인증샷 성지인 샤요 궁(Colline de Chaillot)에서 남들과 같이 감상해도 되고

해가 진 후 개선문(Arc de Triomphe)에 올라 도시의 등대처럼 불빛을 밝힌 에펠탑을 감상해도 되구 

위 링크의 레스토랑에서 발아래 빛나는 에펠탑을 감상하며 로맨틱한 식사를 즐겨도 되고, 에펠탑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봐도 가슴을 설레게 한다.



2. 파리 내에서 자동차는 애물단지다. 파리는 도시에서 점점 자동차를 내쫓고 있다. 특히 질소산화물(NoX)를 내뿜는 디젤 차는 올해 안으로 시내 운행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수년 전부터 선언하기도 했다. 사실 파리 시내에서 차를 몰고 다니는 건 고역이다. 길도 좁고 막히고 주차도 어렵다. 특히 금요일 저녁은 주차 전쟁이고 요금도 비싸다. 파리에선 차가 없는 게 속 편하다. 그래서인지 자전거를 많이 이용한다.

그런데 관광객이 여행하자고 자전거를 살 수 없으니 공유 자전거인 벨리브(Velib)를 많이 애용했는데, 최근엔 운영사가 바뀌고 나서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편리하고 좋았는데, 아쉽다. 이를 벤치마킹한 것이 서울의 따릉인데. 한 달 살기 등 파리에 오래 머무를 예정이라면 바구니 달린 자전거 한 대 장만했다가 팔고 오는 것도 방법이다.

힘들면 이런 자전거도 있다.



3. 그래서 지하철이 답이다. 파리의 지하철은 무려 1900년에 생겼다. 우리나라에선 이때 서울과 인천 사이 시외 전화가 개통됐다. 지금은 무려 16개의 노선이 다녀 파리 웬만한 곳은 다 간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안내 방송이 레알 후랑스식 발음이라 정신을 단단히 차리고 있어야 한다. 간혹 안내 방송이 건너 뛸 때도 있고 속삭이듯 하는 듯 마는 듯 들릴 때도 있다. 진짜다.

근데 오래전에 지어져 처음이라면 환승할 때 헷갈리는 역들이 종종 있다. 특히 여기 샤틀레 레알(Gare de Châtelet–Les Halles)역 조심하시라. 공항 갈 때 어쩔 수 없이 환승해야 해서 내렸다가 비행기 놓칠 뻔했다. 환승하는 구조가 미로처럼 복잡하고 무엇보다 엄청 길다. 여기에서 환승하는 데만 30분은 족히 잡아먹었다. 그것도 대형 캐리어 끌고 땀 뻘뻘. 그때 고생한 이후 파리에서 공항 갈 때 속 편하게 우버 이용한다. 꼭 여기에서 환승해야 한다면 러시아워는 꼭 피해야 하고 웬만하는 그냥 내리지 마시라.

티켓 종류는 굉장히 다양하다. 일반적인 1회용 티켓도 있고 10개 묶음인 까르네(Carnet)도 있다. 대부분 교통카드 격인 나비고(Navigo)를 쓰는데 우리나라와 달리 존과 기간을 별도로 설정해 충전해서 쓴다. 여행 기간과 목적에 따라 티켓을 끊으면 경비를 절약할 수 있는데, 스트레스를 얻을 수 있다.



4. 택시 대신 우버다. 파리 시내는 항상 막힌다. 외곽 도로도 언제나 성질 가득 난 올림픽대로다. 그런데 승용차로 이동해야 한다면 택시보다 우버가 경제적이다. 우버는 교통상황에 상관없이 미리 요금을 책정하고 이동하기 때문이다. 파리 시내에서 미터기를 작동하는 순간 길거리에 유로화(€)를 뿌리고 다닌다고 보면 된다. 파리 우버 기사들 친절하고 차도 깔끔하고 좋다. 간단한 영어도 통해서 편하다.



5. 차를 렌트해야 한다면 수동 변속기를 유의하라.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 대부분이 수동 변속기 차가 대중적이다. 간혹 자동 변속기도 있긴 하지만 드물다. 국산차조차 유럽에선 거의 수동 변속기가 달려 있다.

차만 있다면 파리를 벗어나 멋진 여행을 추가할 수 있다. 프랑스의 시골은 정말이지, 에펠탑보다 더 낭만적이다.




6. 파리를 벗어나시라. 다시 한번 말하지만 프랑스의 시골은 정말이지, 에펠탑보다 더 낭만적이다. 파리가 살짝 지겨워질 때 멀리 갈 필요도 없이 파리에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소도시들을 방문해보시라.

샹보르 성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낡은 집들과 가게.

노르망디(Normandie)의 어느 칼바도스(Calvados) 농장.

농장에서 멀리 감상하는 노르망디(Normandie) 해변.

도빌(Deauville) 해변에서 여유롭게 즐기는 에스프레소 한 잔. 복잡한 도시를 잠시 벗어나 프랑스 시골이 주는 특유의 여유로움과 목가적인 낭만을 즐겨보시라.



7. 프랑스는 빵이다. 거리 어느 제과점에 들어가도 실패하는 법이 없다. 본인이 빵순이 빵돌이라면 무조건 반드시 프랑스로 가시라. 하고많은 빵집 이름 중에 왜 '파리바게뜨'겠는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파리 곳곳에서 만난 빵들은 한 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었다. 역시 '빵 평등권'의 나라다.

빵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




8. 현지인들의 집에 머물러 보시라. 민박도 좋고 에어비앤비도 좋다. 유럽 어디 가나 다 비슷하겠지만 그래도 파리지앵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살짝 엿보며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어 좋다. 도시는 도시대로 시골은 시골대로 나름의 멋과 삶의 방식이 존재한다. 장담하건대, 호텔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로컬의 매력을 느끼게 될 것이다.



9. 신의 물방울이 가득한 곳. 프랑스는 와인이다. 우리가 소주 마시듯 여긴 그냥 와인이다. 닥치고 와인이다. 프랑스는 지형과 토양, 기후 모든 것이 포도를 재배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고 있다. 무려 약 BC 600년부터 와인을 마셔왔다. 까르푸에 가면 온갖 종류의 와인이 압도적으로 진열돼 있다. 가격도 싸고 종류도 다양하다.

맥주는 1664 블랑이 유명한데 오렌지와 레몬 등의 새콤한 과일향이 특징이다. 바로 옆이 독일인데, 의외로 독일 맥주 구경하기는 어렵다. 두 나라가 과거에 독일의 맥주 순수령 때문에 갈등을 빚어서 그런지 마트의 진열대만 봐도 아직 앙금을 느낄 수 있다.



10. 기념품으로 총을 사면 곤란해질 수 있다. 베르사유 궁전 기념품 숍에서 중세 시대에 사용했던 총(물론 가짜다)을 사 왔다가 인천공항에서 곤욕을 치렀다. 실제처럼 장전과 방아쇠 당기는 것까지 똑같이 작동해 오해를 샀다. 짐 부피를 줄인다고 상자를 버린 게 후회됐다. 저 총을 제작한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똑같은 제품을 보여주고서야 풀려날 수 있었다. 출입국관리법 제11조(입국의 금지 등)에 따르면 「총포ㆍ도검ㆍ화약류 등 단속법」에서 정하는 총포ㆍ도검ㆍ화약류 등을 위법하게 가지고 입국하려는 사람은 입국이 금지된다.



글·사진 조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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