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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기본 [맞춤법] 삽으로 퍼드림! 가장 많이 틀리는 사례 1탄!

2023.05.03. 오후 2:03
by 논문교수

맞춤법은 글쓰기의 기본으로 글을 쓰는 사람의 숙명과도 같습니다. 오늘은 특히 레포트/보고서/서평 등 논리적인 글에서 가장 많이 틀리는 맞춤법 사례는 무엇인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저의 오랜 대학 강의, 책/논문의 집필/교정 작업을 바탕으로 작성한 내용임을 밝혀둡니다.


두 가지 문제 경우

(한국어) 맞춤법은 한국어를 어법에 맞게 표기하는 방법을 뜻합니다. 맞춤법이 문제 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어요.

1) 맞춤법만 틀린다?

하나는 맞춤법만 틀리는 경우입니다. 즉 어법에 문제 있을 뿐 의미 전달에는 문제가 없는 경우이지요. '하므로써'가 대표 사례로 '함으로써'를 잘못 표기한 것으로 볼 수 있어요.

'ㅁ으로써'는 수단/방법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니다. 잘못된 표기는 단순한 휴먼 에러(human error) 때문일 수도 있어요. 또는 맞춤법 규정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일 수도 있지요.

이 경우 맞춤법에 맞지 않을 뿐이지 의미 전달에는 큰 문제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하므로써'라고 써도 읽는 사람은 '함으로써'로 읽기 때문이지요. 단순한 맞춤법 오기로 받아들인다는 뜻이에요. 다만 기본 맞춤법을 숙지하지 못한 글로 읽히는 단점은 존재해요.

2) 의미 전달에도 문제?

다른 하나는 맞춤법은 물론 의미 전달에도 문제가 생기는 경우예요. 세 가지로 세분화해볼 수 있어요.

첫째, 뜻은 비슷하나 쓰임새가 조금 다른 단어로 잘못 쓰는 경우입니다. '개발/계발' '경신/갱신' '소명/사명'이 대표적인 사례예요. 모양새까지 비슷하다 보니 혼동해 쓰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개발이 산업/자원 등 물질적인 것을 발전시키는 행위라면, 계발은 재능/사상 등 인간 능력을 일깨우는 행위입니다. 또 경신은 종전 기록이나 최고치 등을 깨뜨리는 것을, 갱신은 계약 등 법률관계를 연장하는 것을 가리키지요. 한 글자 차이로 다른 쓰임새를 가지는 것을 볼 수 있지요.

'조치/조취' '지양/지향'

둘째, 모양새는 비슷하나 다른 의미를 가진 단어로 잘못 쓰는 경우예요. '조치/조취'가 대표적인 사례예요. 조치는 대책을 세우다라는 뜻으로 '조치를 취하다' 형태로 많이 사용됩니다.

반면 조취는 짐승 고기의 누린내를 가리킵니다. 만약 '조취를 취하다'로 잘못 쓰면 누린내를 취한다는 뜻이 되어버리지요.

셋째, 다른 의미를 넘어 완전히 정반대 의미를 가진 단어로 잘못 쓰는 경우예요. '지양/지향'이 좋은 예입니다. 지양은 다 나은 단계가 되기 위해 행하지 않는 것을, 지향은 어떤 목표를 향해가는 것을 가리킵니다. 이 두 단어를 바꿔 쓰게 되면 정반대 뜻이 되어버립니다.

네 가지 사례!

오늘은 아래 네 가지 사례를 통해 가장 많이 틀리는 맞춤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함으로써 하므로써

로서 로써

연도 년도

지양 지향


1. 함으로써 하므로써

'함으로써'는 동사 '하다'와 'ㅁ으로써'가 합쳐진 표현이에요. 수단/방법을 가리키며 '~을/를 이용해' '~을/를 통해'로 바꾸어도 무방해요. 그리고 끝부분에 나오는 '써'는 생략해도 괜찮습니다.

a. 회의를 진행함으로써

결론을 도출했다.

b. 한마음 한뜻을

강하게 보여줌으로써

결의를 다졌다.

c. 새 증류기를

사용함으로써

실험의 정확성을

기하려 했다.

d. 현상학적 연구

방법을 적용함으로써

아이돌 그룹 팬들의

'덕질' 경험을 알아보았다.

a에서 결론을 도출한 것은 회의를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회의 진행은 결론 도출을 위한 수단/방법으로 볼 수 있어요.

잘못된 표기는 무엇?

그런데 간혹 '함으로서' '하므로써' '하므로서' 등으로 잘못 표기하는 사례를 볼 수 있어요. 특히 '함으'를 '하므'로 쓰는 경우가 있으므로 유의하기 바랍니다.

O

X

진행함으로써

보여줌으로써

사용함으로써

적용함으로써

진행하므로써

보여주므로써

사용하므로써

적용하므로써

문장 잘 쓰려면 문장 성분 이해부터! ------>


작은 꿀팁 1

간혹 '하므로써'뿐만 아니라 '하므로'도 틀렸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하므로'는 '함으로'의 오기로도 쓰이지만 고유한 의미를 가지는 표현이기도 해요.

'하므로'는 '하다'와 '므로'가 합쳐진 표현이에요. '므로'는 까닭이나 근거를 드러내는 어미 역할을 합니다. 즉 '므로' 앞뒤로 까닭·근거, 결과가 나란히 이어져야 합니다. 그러므로 '(까닭·근거) ~기 때문에 (결과)'로 바꿔 사용해도 괜찮아요.

a. 영희는 항상

일찍 도착하므로

매번 칭찬을 듣는다.

b. 이팝나무 꽃이

활짝 피었으므로

하루 종일 산책을 했다.

c. 일요일인 어제는

내내 놀았으므로

오늘은 열심히

공부할 생각이다.

d. 무균 상태에서

증류하므로

안전하고 정확한

실험 결과를

산출할 수 있다.

d에서 안전하고 정확한 실험 결과를 산출할 수 있는 것은 무균 상태에서 증류하기 때문입니다. 즉 무균 상태 증류는 산출된 결과의 까닭/근거가 될 수 있어요.

O

X

도착하므로

피었으므로

놀았으므로

증류하므로

도착함으로

피었음으로

놀았음으로

증류함으로

'~기 때문에'로!

그렇다면 '하므로'가 맞는지 '함으로'가 맞는지는 어떻게 구별하면 될까요? 위에서 말씀드린 '~기 때문에'로 바꾸어보면 좋아요.

무균 상태에서

증류하기 때문에

안전하고 정확한

결과를 낼 수 있다.

어색함 없이 읽히는 것을 볼 수 있지요. 위와 같이 고치니 무균 상태 증류가 까닭/근거임이 더 확실히 드러나는군요.

붙이다/부치다/붙히다 맞춤법 -------->


2. 로서 로써

로서 -

지위/신분/자격

로써 -

수단, 재료

'로서/로써'는 글에서 흔히 쓰이는 표현입니다. 틀릴 리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틀리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어요.

'로서'는 지위/신분/자격을 나타내는 격조사예요. 어떤 행동을 하거나 어떤 상태를 지속할 만한 지위 따위를 지니고 있을 때 사용됩니다.

반면 '로써'는 수단/재료를 나타내는 조사예요. 어떤 행동·상태가 되기 위한 수단 또는 재료로서의 역할을 할 때 필요합니다.

'로서' 예시

지위/신분 -

나는 경찰로서

범죄 예방에 앞장선다.

자격 -

그는 학교 선생으로서

아이들을 훈육했다.

'로써' 예시

수단 -

도청기로써 감청을 한다.

재료 -

여러 종류의 쌀로써

떡을 빚어낸다.

어떤 일이 시작되는 곳?

사실 위 같은 쓰임새를 헷갈리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문제는 '로서'가 위와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예요.

'로서'는 지위 등뿐만 아니라 어떤 일이 시작되는 곳을 가리키기도 해요. 일/동작의 시작점을 나타낼 때 '로서'를 쓸 수 있다는 뜻이에요.

a. 전쟁은

협정 파기로서

시작되었다.

b. 여론 조사의

심각한 문제점은

여론 조사 결과로서

비판받기 시작했다.

a 예문의 경우 전쟁이 협정 파기를 통해 시작되었다는 뜻입니다. 즉 전쟁은 결과, 협정 파기는 결과의 원인 또는 시작점으로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이때 '로써'를 쓰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협정 파기라는 수단을 통해 전쟁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물론 협정 파기가 수단 역할을 한다면 '로써'를 써도 틀렸다고 볼 수는 없어요. 하지만 위 경우처럼 협정 파기가 전쟁이라는 사태의 시작점을 의미한다면 '로서'를 쓰는 것이 맞습니다.

바치다/받치다/받히다 맞춤법 ------->


작은 꿀팁 2

그뿐만 아닙니다. '로서' 앞에는 사람만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사람 외에 사물도 당당히 등장할 수 있습니다.

a. 이 기기는

압축기

(compressor)로서

기계를 압축시켜

압력을 높이는

기계 장치다.

b. 이 장치는

증발기

(evaporator)로서

액체가 증발해

기체가 될 때

주위 열을 흡수하고

온도를 낮추는

기능을 한다.

위의 두 예문에서 '로서'는 특정 기기 또는 장치로서의 자격을 보여주는 격조사예요. 압축기, 증발기라는 기능을 수행하는 기기/장치로서의 자격을 지니고 있음을 드러내지요.

하지만 위 경우에도 '로써'로 잘못 쓰곤 해요. 사람만이 지위나 자격을 부여받는다고 여기는 이유가 큽니다.

헷갈릴 땐 이렇게!

위처럼 어떤 표현이 맞을지 헷갈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로써'는 앞서 말씀드렸듯 수단/재료의 의미를 가지는 격조사입니다. '~을/를 이용해/활용해' '~을/를 통해' 등으로 바꿔도 괜찮다는 뜻이에요.

따라서 '~을/를 이용해'로 바꾸어도 무리가 없다면 '로써'가 맞는다고 보면 됩니다. 위 예문 1)에서 '로서'를 '~을/를 이용해'로 실제로 바꾸어보겠습니다.

이 기기는

압축기를 이용해

기계를 압축시켜

압력을 높이는 장치다.

그 결과 어색하게 읽히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압축기 = 압축기이지 압축기를 이용하는 기기가 장치가 아니니까요. 수단과 자격을 분명히 구분해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가장 많이 틀리는 띄어쓰기 사례 →→→


3. 지양 지향

'지양/지향'은 한 글자 차이로 반대 뜻이 되는 단어들이에요. 이처럼 반대 뜻을 이루는 경우는 많지 않아요.

지양은 무슨 뜻?

'지양'은 더 높은 단계가 되기 위해 무언가를 하지 않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단순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상태를 목표로 부정적인 것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이지요.

a. 충돌을 지양하고

화합과 용서를

적극 실천하자!

b. 극도의 개인주의를

지양해야

이기주의도 막을 수 있다.

c. 환경 파괴를 지양하고

환경 보호를 행한다.

충돌, 극도의 개인주의, 환경 파괴는 그만두어야 할 부정적인 요소로 볼 수 있어요. 지양을 통해 더 나은 가치로 향해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향은 또 무슨 뜻?

반면 지향은 어떤 목표를 향해 뜻을 모아 나아간다는 의미예요. 어떤 목표나 단계를 향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부분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지양이 아니하는 행위를 나타낸다면, 지향은 적극 나아가는 행위를 가리킵니다. 그러므로 반대 뜻을 가진다고도 볼 수 있지요.

1) 평화를 지향하는

제삼국의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

2) 어떤 상황이라도

부정성이 아닌

긍정성을 지향한다.

반대로 쓴다면!

그런데 '지양'을 '지향'으로 또는 '지향'을 '지양'으로 쓴다면 어떻게 될까요? 전달하려는 바와 정반대 의미를 전달하게 되어버립니다.

1) 모순을 지향하고

통합의 논리로 나아가자!

2) 생태계는

조화와 균형을 지양한다.

1)의 경우 모순을 '지향' 말고 '지양'해야 통합의 논리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2) 생태계는 조화와 균형을 추구하므로 '지향'으로 써야 맞습니다.

O

X

모순을

지양하고

조화와 균형을

지향한다

모순을

지향하고

조화와 균형을

지양한다

지양/지향 차이점 →→→


4. 연도 년도

사무 또는

회계 결산을 위해

편의상 구분한

일 년의 기간

'연도'는 1년간 즉 일 년 동안의 기간을 뜻하는 단어예요. 특정한 한 해를 나타내기도 해요. 특정한 해 동안 특정한 행위나 사건이 발생했음을 보여줍니다.

a. 내가 신입생으로

입학했던 연도

국가 행사가 열렸다.

b. 새로 발굴된

벽화의 제작 연도

2000년 전으로

추정된다.

c. 인명 사고가

발생한 해당 연도

도로 이용이

전면 금지되었다.

d. 수입 해산물의

생산 연도 표기

법으로 규정된다.

e. 2020년 이후

한국 영화의

연도별 상영 편수가

천 건을 못 넘었다.

반면 '년도'는 숫자 뒤에 붙어서 특정한 해를 가리킵니다. 즉 '연도'의 틀린 맞춤법이 아니라, 나름의 뜻을 가지는 단어로 당당히 기능합니다.

가) 나는 2000년도

태어난 MZ 세대다.

나) 1988년도

서울 올림픽이 열린 때다.

중개/중계/중재 차이점 --->

'연중 년중'은 어떨까?

그렇다면 모양새가 비슷한 '연중/년중'은 어떨까요? '연중'은 한 해 동안 (내내)이라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반면 '년중'은 북한 말로 우리말 표준어가 아니에요.

a. A 사 서비스 센터는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b. 코스피 지수가

연중 최저치로

마감되었다.

c. 오늘 병원에서

잰 간 수치는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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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저술가이자 글쓰기 컨설턴트. 연세대학교 영문학 학사 / 국문학 박사. 동아일보 신춘문예 등단, 작가세계 신인상을 받은 문학평론가.

<인간을 읽어내는 뇌과학> <21세기 지성> <다 괜찮다> 등 단행본 50여 권의 감수·구성·작성·교정 작업을 해왔다. 논문 입문서인 <질적 연구를 위한 실전 입문서> 두 권을 집필했으며, 프리랜서 플랫폼 ‘크몽’에서 탑 셀러로도 활동했다. 블로그 ‘논문교수의 실전꿀팁’ 운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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