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자 화백은 일본과 프랑스를 유학한 뒤 1960년 대부터 프랑스를 주 활동 무대로 삼아 왔던 한국의 대표 여성화가입니다. 자신의 정체성으로부터 가져온 한국적 이미지와 당시 유행하던 서양의 추상 이미지를 결합해 그렸던 추상 그림들은 이성자 화백만의 독창적인 그림 세계를 보여주는 그림들이었습니다. 프랑스 정부가 예술문학 분야에서 독창성을 발휘한 작가에서 수여하는 슈발리에 훈장을 받으며, 해외에서 활동하는 이성자 화백의 명성은 국내에도 널리 알려져 왔습니다.
이성자 화백이 작고하시기 6년 전인 2003년, 국립현대미술관은 국내 화가의 역사적 기록과 작품 소장을 위해 서울옥션을 통해 이성자 화백의 <숨겨진 나무의 기억들>을 3,770여만 원에 낙찰받았습니다. 하지만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낙찰받은 그림을 전시를 통해 보게 된 유족들은 이것이 위작인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미술관 측은 서울옥션에서 제공한 진품 확인서를 증거로 진위 논란을 해결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이성자 화백의 회고전을 준비하던 미술관 담당 학예사가 전시될 그림을 검토하는 도중 수상한 점을 발견하고 다시 한번 위작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미술관 측은 2018년 2월 전문가 위원회를 자체적으로 꾸려 서울옥션에서 구입한 이성자 화백의 해당 그림의 진위 여부를 조사했습니다.
조사를 통해 위작으로 의심되는 해당 작품에서 이성자 화백의 작품 서명인 영문 이니셜 'SEUND JA RHEE'에서 'D'가 빠진 'SEUN JA RHEE'로 적혀 있던 점과 캔버스 뒷면에도 이성자 화백의 자신의 그림 뒷면에 주로 남기던 친필 서명이 빠져있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미술관은 해당 그림을 위작으로 최종 결론짓고, 판매자를 상대로 손해 배상 청구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해당 그림이 미술관에 보관되고 전시된 지 15년 만의 일이었기 때문에 이와 같은 결론은 미술계에도 큰 충격이었습니다.
그림을 판매했던 서울옥션은 2002년 작가가 해당 그림이 자기 작품이 맞는다고 보내온 작품 확인서가 있고, 판매 위탁자가 여전히 진품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위작으로 결론 내리긴 어려워 우선 환불 처리 후 작품의 소장 경로를 역추적해 진위 여부를 재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은 약 8,000점이고 이중 작품의 진품확인서가 있는 작품은 10%도 채 안되는 것으로 조사되면서 소장품 관리에 관한 추가적인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고를 활용해 소장 작품을 구매하는 만큼 해당 사건과 같은 위작 구매 논란이 일지 않도록 확실한 관리 개정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우리가 몰랐던 비하인드스토리
일하고 뭐하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