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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가 그림에 숨겨뒀던 비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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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9. 18:1011,617 읽음

화가, 건축가, 조각가, 시인 등 르네상스 시대의 다양한 예술 분야를 섭렵했던 미켈란젤로가 활동했던 영역 중 잘 알려지지 않은 활동 분야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조금 섬뜩할 수 있지만 사람을 주로 그렸던  당대 화가에겐 어쩌면 필수 덕목이었던 인체 내, 외부의 형태에 관해 연구하는 일이었습니다. 미켈란젤로는 이미 17세부터 사람의 사체를 해부해 신체와 장기의 구조를 기록하고 연구했던 인체해부학자로서 활동했습니다. 

미켈란젤로가 그간 인체해부학자로써 쌓아온 지식으로 인해 작품에 등장하는 인체 구조는 항상 완벽한 비율과 디테일을 가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미켈란젤로는 자신의 해부학적 지식을 단순히 사람의 외형을 완벽하게 묘사하는 데만 사용하진 않았습니다.

<아담의 탄생>

그는 자신의 그림 곳곳에 뇌, 콩팥, 폐 등 장기의 형태를 은밀하게 숨겨 두었습니다. 조금 억지스럽다고 할 수 있지만 그의 해부학적 메시지가 주로 나타나고 있다는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 벽화를 본다면 이 말에 조금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켈란젤로가 숨겨둔 코드 중 가작 두드러지게 보이는 그림 중 하나는 <아담의 탄생>입니다. 하늘에서 천사들과 유유하게 내려와 자신의 창조물인 아담에게 손끝으로 생명을 불어 넣고 있는 신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에서 어떤 해부학적 요소가 반영되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신과 천사, 그리고 그것을 둘러싼 흩날리는 천의 외곽선들을 따라 시선을 이동하다 보면 사람의 '뇌'의 단면도와 같은 형태를 띠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다와 땅의 분리>

이뿐만 아니라 하늘을 누비며 땅과 하늘을 나눠 세상을 창조하고 있는 신의 모습을 담은 <바다와 땅의 분리> 부분에서는 사람의 신체 중 '콩팥'과 그 단면의 모습을 그림에 은유해 묘사했다는 주장이 어느 정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브의 탄생>

자신이 창조한 땅으로 내려와 '여자'인 이브를 창조하는 스토리를 담은 <이브의 탄생>에서도 신이 두르고 있는 푸른 천이 사람의 신체 부위 중 '폐'에 해당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이렇게 미켈란젤로의 그림에선 그가 의도한 것인지 우연하게 닮게 그린 것 인지 모를 고막, 달팽이관, 관절 등의 신체구조가 조금씩 밝혀지고 있습니다. 

만약 미켈란젤로가 인체와 장기의 형태들을 그림 곳곳에 담았다면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에 담긴 38개의 그림들에 저마다 숨겨진 해부학 구조들이 있을지 모릅니다. <아담의 탄생>에서 발견된 뇌 구조를 시작으로 아직도 해부학자들과, 미켈란젤로의 그림을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이 그가 숨겨놓은 수수께끼들을 풀려고 노력 중입니다. 때로는 그 주장들이 억지스럽기도 하지만, 그림 속 수수께끼가 숨겨져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미켈란젤로의 그림을 보다 보면 그림을 감상하는 데 있어 새로운 재미가 생기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다시 미켈란젤로의 천장화를 보며 그가 숨겨놓은 코드를 최초로 발견하는 사람이 되는 상상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어쩌면 앞으론 미켈란젤로의 그림을 볼 때 돋보기를 준비해 둬야 하질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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