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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vs 녹색 테니스 공 색상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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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1. 12:1016,553 읽음

한국에서 테니스가 흔한 스포츠는 아니지만, 집안 곳곳에서 종종 테니스 공을 발견하곤 합니다. 한국에서 테니스 공의 용도는 어쩌면 스포츠로서의 테니스를 위한 것보다 더 다양하게 사용될지도 모릅니다. 어린아이들이 그저 손으로 던지고 노는 용도라던가, 의자가 바닥과 마찰하며 내는 소음이나 바닥의 상처를 방지하기 위한 보호대, 혹은 집에서 함께 사는 반려동물들의 장난감 같은 다양한 용로도 사용되곤 합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이런 테니스 공은 한때 인터넷에서 '진짜 색깔' 논란에 휘말린 적이 있습니다. 이 논란의 발단은 한 옷 사진에서 시작되었는데, 한 네티즌이 올린 옷이 조명에 따라 금색, 혹은 검은색으로 보여 사람들이 두 가지 색의 진위를 놓고 다투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테니스 공도 그 사진의 비슷한 사례로 소개되면서 "노란색"과 "녹색" 사이에 어떤 것이 진짜 테니스 공의 색이냐는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입니다. 실제로 테니스 공은 '형광색'에 가깝지만 보기에 따라 노란색으로 보이기도, 녹색으로 보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테니스 공이 태어날 때부터 형광색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 진실을 알기 위해선 테니스의 역사부터 돌이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대의 테니스는 잔디 위에서 치는 1870년대의 영국식 테니스로부터 비롯되었지만, 영국식 테니스의 뿌리는 프랑스의 공놀이 '주 드 푸네'를 기반으로 두고 있습니다. 당시엔 코르크, 양모 심지어 사람의 머리카락 등 상당히 정형화되지 않은 상태로 공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테니스 공은 그 용도에 맞게 점점 진화해 나갔습니다. 테니스 공으로서의 이상적인 형태를 둔 첫 개발품은 고무로 속을 채워 흰색과 검은색으로 된 멜턴 이란 직물로 감싼 조악한 모형이었습니다. 이는 정형적인 테니스 공의 형태가 되어 한 세기 동안 사용되었습니다.

그리고 테니스 공이 현재의 형광색이 된 것은 테니스라는 스포츠가 대중의 뜨거운 인기를 얻으며 TV 중계에 나오면서부터입니다. 1960년대 후반, 테니스 대회 사상 처음으로 컬러 방송 송출이 되었는데, 이는 더 많은 대중들이 테니스를 접촉하도록 하며 테니스 경기에 활기를 불러일으켰지만, 조금 문제가 있었습니다. 당시 공식적인 규정에 따라 테니스 공은 흰색으로 사용되었는데, 당시 열약한 기술로 송출되는 컬러 방송에 흰색코트 위로 떨어지는 흰색 공이 제대로 구분되어 보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테니스연맹은 시청자들이 TV를 통해 테니스 공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연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연구의 결과로 1970년대 초 노란색의 테니스 공이 개발되었지만 실제 경기에 노란색 공이 사용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경기 규정을 손대는 것도 어려웠을뿐더러, 당시 제조업체들 또한 흰색 공을 만드는 것을 멈추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노란색 공이 정식 경기에 채택되어 사용되는 것은 1990년대에 가까워질 때쯤부터 이루어졌습니다.

일부 흰색 테니스 공의 복귀를 외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국제테니스연맹은 공식적으로 "optic yellow"라는 색상을 테니스의 공식 색상으로 채택했습니다. 헥스 코드의 정확한 색상 좌표는 #CCFF00로 우리가 흔히 형광색이라 부를법한 색입니다. 

한 관중이 "테니스 공이 노란색, 녹색 어떤 거라 해요?"라는 질문에 답하는 페더러

테니스 공의 노란색, 녹색 논란엔 사실 어떠한 정답도 있지 않았습니다. 테니스의 전설인 페더러도 이 논란에 가담해 "노란색이지?"라며 노란색 쪽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지만, 국제테니스연맹은 노란색과 녹색 사이에 있는 정확히 규정된 optic yellow가 테니스 공의 진짜 색이라 공표하며 네티즌들이 즐기는 색깔 논란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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