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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희생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에드워드 호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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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0. 18:5027,515 읽음

에드워드 호퍼와 그의 자화상

미국의 대표적인 사실주의 화가로 불렸던 에드워드 호퍼는 높은 명성을 쌓은 대부분의 화가들이 그랬듯  긴 무명시절을 거쳐야만 했습니다. 무명이란 말에는 늘 그렇듯 가난이 따라오기 마련이었습니다. 그는 삽화가로서 일을 얻어 생계를 유지했고 자신의 생계를 유지해줬던 삽화를 '더러운 일'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싫어했습니다. 

에드워드 호퍼의 일러스트 작업물

자신이 바랬던 화가로서의 삶과 조금 떨어진 곳이었지만 살아가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무명 화가면서 삽화가였던 그의 삶에 행운의 여신이 다가오게 됩니다. 그것은 그의 와 평생가약을 맺었던 '조세핀 버스틸 니비슨'을 만난 것입니다. 그녀는 그와 같은 뉴욕 미술학교를 졸업하고 화가로서 활동했습니다. 

에드워드 호퍼와 조세핀 호퍼

그들은 만난 지 1년 만에 결혼했고, 그들이 결혼을 하기 전 조세핀이 브루클린 미술관에 작품을 전시할 기회가 생겼을 때 그녀의 연인이었던 호퍼의 작품도 큐레이터에게 소개해주었습니다. 큐레이터는 호퍼의 그림을 함께 전시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돌과 차들>

다행히도 조세핀과 호퍼는 나란히 전시할 수 있었고 호퍼의 작품은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호퍼는 개인전을 열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그 전시에 출품된 모든 작품이 판매되는 대성공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조세핀과 결혼한 이후 그의 성공의 연속은 끝을 몰랐습니다. 미국의 내로라하는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연속적으로 전시를 할 수 있었고 그가 그토록 혐오하던 자신의 삽화 일을 그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대 미국 예술계에서 한창 유행 중이었던 추상표현주의 작품들과는 달랐던 그의 솔직하고 사실적인 그림들은 당시의 미국 사람들의 마음에 어떠한 위로를 주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의 미국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 경제공황으로 암울한 분위기가 만연했고 호퍼가 담아낸 쓸쓸하고 고요한 분위기의 그림들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작은 도시 안의 사무실>

그의 작품이 관심을 받는 동안 그의 아내였던 조세핀은 그가 작품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그를 보필했습니다. 호퍼가 작품 활동에 고통스러워할 때면 여행을 계획해 그의 작품 소재를 찾도록 도와주거나, 여러 예술 분야의 작품들을 함께 감상하면서 토론하는 동료가 되어 주거나 모델이 필요할 때면 언제나 호퍼를 위한 단 한 명의 여성 모델이 되어주었습니다.

<아침의 해>
<웨스턴 모텔>

하지만 그들에게도 갈등이 없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조세핀 또한 상당한 개성을 가졌던 예술가였기 때문입니다. 그녀도 자신만의 작품 활동으로 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호퍼를 위한 희생 때문에 내적으로 상당한 갈등을 겪었습니다. 그렇게 쌓인 마음의 앙금은 그들 사이의 불화를 만들기도 했지만 호퍼는 조용하고 로맨틱했던 편이었기 때문에 언제나 그녀의 마음을 풀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에드워드 호퍼와 조세핀 호퍼

그렇게 둘은 애증의 부부로서 함께 생의 막바지까지 함께 걸어갔습니다. 80세 노인이 되었던 호퍼와 조세핀은 병원 신세도 함께 졌고 병원의 5층에 입원해있던 호퍼는 매일같이 3층 입원실에 있던 조세핀을 만나러 왔습니다. 85세 생일을 맞이하기 2개월 전 호퍼는 자신의 자택에서 그의 성격만큼이나 조용하게 눈을 감았습니다. 

호퍼가 먼저 떠나고 홀로 남겨진 조세핀은 호퍼와의 이별에 가슴 아파했지만 그녀에겐 호퍼를 위해 마지막으로 할 일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것은 호퍼가 수년간 남긴 그의 작품들을 둘 곳을 마련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녀는 처음 호퍼의 가치를 알아봐 줬던 뉴욕 휘트니 미술관에 연락해 그의 작품 2,500여 점을 기증했습니다. 그 규모는 휘트니 미술관 역사상 최다 규모였습니다. 자신의 마지막 임무를 완수한 조세핀은 호퍼가 세상을 떠난 지 10개월이 되는 1968년 3월 호퍼의 뒤를 따라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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