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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에 자신의 초상화를 숨겨두었던 화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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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1. 18:107,421 읽음

지금까지 수많은 화가들이 자신이 그린 그림 속에 다양한 방식으로 본인을 드러내곤 했습니다. 그림 위에 자신의 서명을 넣는 가장 쉬운 방법부터,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 자신을 섞어 넣는 장난스러운 방법까지 그 방법은 다양하게 발전해 왔습니다. 때론 그림 속 군중들 사이에 장난스럽게 숨어있는 이 화가들은 자신을 발견해보란 듯이 관람자와 시선이 마주치도록 그려져 있기도 합니다. 오늘은 이런 화가들이 자신을 그림 속에 숨겨 놓았던 다양한 방법들을 소개할까 합니다.

첫 번째 그림은 서양미술사의 수수께끼 같은 그림 중 하나인 얀 반 에이크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입니다. 이 그림은 지오바니 아르놀피니와 그의 아내 지오바나 체나미가 결혼한 후 그려진 그림입니다. 그림 속에는 인물뿐만 아니라 실내 장식 요소들도 상당히 디테일하게 그려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두 부부의 가운데 벽에는 작은 볼록거울이 그려져 있는데, 이 거울 안에는 두 사람의 뒷모습과 그림으론 볼 수 없는 방 안쪽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거울 속에 반사된 내부엔 두 부부 말고도 또 다른 사람 두 명이 보입니다. 그리고 거울의 바로 위에 장난스러운 서명이 남겨져 있습니다. "잔 반 에이크가 여기 있었다." 이 서명 때문에 거울 속 인물 중 한 명이 화가 본인, 얀 반 에이크로 추정되고 있지만 다른 한 명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아 미술사의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중 하나로 남아 있습니다.

두 번째 그림은 라파엘로의 명작 중 하나인 <아테네 학당>입니다. <아테네 학당>은 바티칸의 궁전 내부 벽에 그려진 프레스코화로 고전주의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림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뿐만 아니라 수많은 고대 철학자, 수학자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라파엘로는 사상가들의 얼굴을 자신의 지인 혹은 동료들의 얼굴을 모델로 그려 넣었습니다. 플라톤은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모델로, 헤라클리투스의 얼굴은 미켈란젤로의 얼굴을 모델로 표현했습니다. 긴 역사 동안 존경받는 이 사상가들 사이에 라파엘로는 자신을 빼놓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시대를 넘어 존경받는 지성인들 사이에 라파엘로는 자신도 포함시키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세 번째 그림은 시스티나 성당 벽에 그려진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입니다. 미켈란젤로는 <최후의 심판>을 그리기 전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를 그리며 불편하고 고된 작업 환경 때문에 교황청에 상당한 불만을 품게 된 것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사실일 것입니다. 이 때문에 미켈란젤로는 자신의 좌절감을 그대로 그림 속에 숨겨두었습니다. 성 바르톨로메오의 손에 들려있는 살 가죽만 남은 사람의 형체가 바로 미켈란젤로 본인입니다. 

네 번째 그림은 38세 생의 마지막, 자신의 삶을 반성하며 그린 카라바조의 <골리앗의 머리를 든 다윗>입니다. 카라바조는 난폭한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뛰어난 그림 실력 덕분에 많은 후원가들에게 보호를 받아 왔지만 살인이라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탓에 도망자 신세로 생의 마지막을 보내야 했습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죄를 사면 받기 위해 머리만 남은 골리앗의 모습을 자신으로 표현해 넣었습니다. 

다섯 번째 그림은 네덜란드의 여성화가 클라라 피터스의 정물화입니다. 17세기 네덜란드의 정물화는 여성 화가들에게 인기 있는 주제였습니다. 그 시대의 네덜란드 예술가들은 굴과 파이, 풍성한 과일과 은과 금으로 된 접시를 주로 그렸지만, 피터스는 서민적인 빵과 치즈, 버터 같은 초라한 진열품을 선호했습니다. 그런 자신의 그림에 그녀는 서명 대신 세라믹 포도주병의 뚜껑에 반사되는 자신의 모습을 조심스럽게 그려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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