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브레히트 뒤러는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태어났지만 르네상스를 대표했던 이탈리아에서도 인정받았던 거장 중 한 명입니다. 그의 작품 중 현재까지 발견되고 남겨진 작품은 회화 60점. 목, 금속 판화 350여 점, 드로잉 970여 점이나 되지만 그중에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대표적인 그림은 그의 자화상과 <기도하는 손> 일 것입니다.
그가 남긴 <기도하는 손>에는 그의 친구와의 애틋한 우정이 담긴 유명한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1490년 무명화가였던 뒤러의 젊었던 시절, 그에겐 그와 같이 화가로서 꿈을 꾸던 절친한 친구 '한스 나이스타인' 있었습니다.
둘은 가난 속에서도 서로를 북돋아주며 훌륭한 화가가 되기 위해 왕립 미술학교를 들어가 더 좋은 교육을 받기를 꿈꿨습니다. 그러던 중 그들에게 일정 금액을 내면 왕립 미술학교 입학을 위한 추천장을 써주겠다는 인물이 나타났습니다. 그들은 힘들게 마련한 돈을 그에게 주었고, 그가 써준 추천장을 들고 학교를 방문했지만 그들이 입학하기 위해서 필요했던 것은 추천장이 아닌 입학금이었습니다.
그제야 자신들이 사기를 당했다는 것을 깨달은 그들은, 입학금을 내기 위해선 더 이상 일과 그림을 병행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뒤러와 한스는 서로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한 명은 공부에 전념하고 다른 한 명은 공부에 전념하는 사람의 몫까지 일해 지원해주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공부가 끝나면 지원해준 사람에게 몫을 갚기로 하자고 서로 제안하고 결정했습니다.
자신들의 제안을 실행하기 위해서 제비뽑기를 하기로 했고, 제비뽑기에선 한스가 일을, 뒤러가 공부를 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결과에 따라 한스는 고향으로 돌아갔고, 뒤러는 그곳에 남아 학업을 이어갔습니다.
그렇게 뒤러는 한스가 꾸준히 보내준 돈으로 공부에 전념하고 그림을 배워 왕립 미술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시대를 대표하는 뛰어난 화가가 될 수 있었습니다. 약속대로 자신의 빚을 갚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가 한스를 찾아간 뒤러는 자신이 온 지도 모른 체 기도하고 있는 친구 한스의 모습을 발견하고 눈물을 흘리고 맙니다.
한스는 서로의 약속 이후 헤어지기 전 마지막으로 봤을 때보다 늙고 병약해져 있었습니다. 거기다 그 순간에도 한스는 힘든 노동으로 뒤틀리고 굳어버린 손을 곱게 모아 뒤러를 위한 기도를 올리고 있었습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 손이 노동으로 굳어버려 더 이상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되었지만, 뒤러가 유명한 화가가 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뒤러는 그 자리에서 자신을 위해 희생한 친구의 기도하는 손을 그대로 스케치로 옮겨 담기 시작했습니다. 독일 뉘른베르크 박물관에서 500년 이상 우리들에게 전해지는 뒤러의 대표작 <기도하는 손>은 그렇게 뒤러의 삶을 위해 일했던 친구 한스의 희생으로 탄생한 작품이었습니다.
우리가 몰랐던 비하인드스토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