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크 로스코가 생에 첫 커미션을 거절했던 일화는 이미 그의 전기에 여러 번 실렸던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그 이야기는 1954년, 세계적인 주류 생산, 판매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던 시그램의 오너가 기업의 새로운 사옥을 짓겠다는 결정을 하면서 시작됩니다. 이 새로운 사옥 건축 프로젝트엔 건축가 필립 존슨과 루트비히 미스 반 데어 로에, 필리스 램버트가 초대되어 디자인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건물 내부의 500에서 600피트에 달하는 레스토랑 "포 시즌스"에 걸릴 그림을 그려달라는 의뢰가 마크 로스코에게 들어왔습니다. 크기가 큰 그림 의뢰였던 만큼 그 의뢰 비용만 해도 35,000달러나 됐습니다. 당시의 로스코는 열악했던 지난 나날을 이겨내고 이제 막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던 화가였기 때문에 그에게 있어 그런 대형 커미션은 상당히 반가운 일이었을 것입니다.
로스코는 의뢰에 따라 "다크 팔레트"라고 불리는 어두운 색조의 그림은 처음 7점을 계획했던 것과 달리 30점이나 그려 완성했습니다. 그 그림은 그가 어두운 색조를 실험한 최초의 그림들입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로스코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돈을 돌려주고 자신의 그림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 말을 한 이유는 자신의 그림이 걸리는 장소와 그것을 보게 될 사람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사실 자신의 그림이 건물 내부의 레스토랑이 아닌 이사회실의 벽을 장식하게 될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건축에서 로스코의 그림 관련 프로젝트를 담당하던 담당자는 그가 자신의 그림이 레스토랑에 걸리게 될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논란도 있었지만 어쨌든 그가 자신의 그림이 걸릴 장소가 마음에 안 들었던 것은 분명합니다. 그의 분노는 "나는 그 방에서 먹는 모든 개자식들의 식욕을 망치고 싶어"라고 저주를 퍼부을 정도였습니다.
친구에게 그림을 돌려받으려 한다는 이야기를 전한 날 그는 스튜디오의 조수에게 "그런 가격에 그런 종류의 음식을 먹는 사람은 내 그림을 절대 보게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불같이 화냈습니다. 그 말은 아마도 일전에 그가 "식사에 5달러 이상을 쓰는 것은 범죄"라고 말했던 것에 기반한 이야기로 보입니다. 그의 분노와 확고함이 조금 놀랍긴 하지만 어쨌든 건물의 레스토랑 벽엔 그의 그림이 걸리는 일은 없었습니다. 대신 잭슨 폴록의 <파란 막대기들>이 벽을 차지했습니다. 그의 그림은 벽에 걸리지도 로스코에게도 돌아가지 않은 채 창고에 보관되었습니다. 대신 이후 협상으로 결정된 것은 그 그림들을 미술관에 기부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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